데일리연합 이주명 기자] 삼성전자 '전지현 냉장고'로 불리는 'T9000' 핵심 제작기술을 중국 가전업체인 하이얼(Haier)에 유출하려 한 전 삼성전자 수석연구원이 구속됐다.
경기도 수원지검 형사4부는 삼성전자가 만든 냉장고 'T9000' 제작기술을 중국 하이얼에 빼돌리려 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A 사 김모(45) 대표와 이 회사의 삼성전자 수석연구원 출신 임모(54) 부장을 구속했다고 20일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김 씨와 임 씨는 T9000 냉장고 철판인쇄공법이 담긴 보고서를 작성해 하이얼에 전달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이들은 지난 4월에도 이 냉장고 에지벤딩(EdgeBending) 도면이 포함된 문서를 외부로 빼돌리려다 적발된 바 있다.
T9000 냉장고는 900ℓ 대용량 냉장고로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얻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주연을 맡은 배우 전지현 씨가 광고에 나서면서 '전지현 냉장고'로 유명해졌다. 이 냉장고는 지난 5월부터 중국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검찰은 김 씨와 임 씨가 지난해 9월 김모 전 삼성전자 부장으로부터 회사 냉장고 공장의 투자비 현황이 담긴 문서 파일을 이메일로 받은 혐의도 포착해 김 전 부장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에 검찰은 중국으로 T9000 냉장고의 핵심적인 기술을 빼돌리는 데 협조한 삼성전자 전·현직 직원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에 구속된 임모 씨에 대해서는 이미 퇴직한 사람이기 때문에 알고 있는 부분이 없고, 내부적으로 조사할 계획은 없고,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기술 유출 시도에 현직 직원이 가담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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