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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에미상 5관왕의 주인공,‘브레이킹 배드’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노키아 극장에서 열린 제66회 에미상 시상식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AMC의 드라마‘브레이킹 배드’다.

‘브레이킹 배드 시즌5’는 작품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등 거의 전 부문에서 상을 휩쓸었다.‘브레이킹 배드’는 시즌1이 시작된 지난 2008년부터 2013년 9월 시즌5로 종방하기까지 모든 상을 석권하다시피 했다. 작품상과 각본상은 물론, 주인공 브라이언 크랜스턴과 애런 폴은 각각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을 독식했다.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브레이킹 배드’는 대체 어떤 드라마이기에 이런 기록을 세운 것일까.

‘브레이킹 배드’는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다룰 수 없는 마약과 관련한 이야기를 한다. 주인공은 평범한 고등학교 화학교사‘월터 화이트’(브라이언 크랜스턴)다. 그에게는 장애를 지닌 아들과 곧 태어날 딸이 있다. 그는 돈이 필요하다. 교사 봉급으로는 가정을 지탱할 수 없는 월터는 아르바이트까지 뛰는 신세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들려온다. 폐암 말기 진단을 받은 것이다. 패닉 상태에 빠진 그는 자신의 천재적인 화학 지식을 살려 마약을 만들기 시작한다. 욕심 없이 가족이 자신 없이도 먹고살 돈만 마련하기 위해서.

하지만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월터가 만든 마약은 시중에 나와 있는 어떤 마약보다 순도가 높은 마약이어서 그의 마약을 원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게 된 것이다. 월터 화이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약계의 전설적인 존재가 되고 인생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좋은 드라마나 좋은 영화가 흔히 그러하듯‘브레이킹 배드’의 장점은 흔하지 않은 소재로 매우 보편적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줄거리만 보면 이 드라마는 마약과 폭력 등 자극적인 소재를 내세운 미국의 흔한 장르 드라마처럼 보이지만‘브레이킹 배드’는 결국 가족을 지키기 위해 온몸을 던진 가장과 가장의 광기를 다룬다.

점점 변해가기는 하지만 주인공 월터 화이트는 가족을 위해서 마약을 만든 것일 뿐이다. 잘못된 일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내가 죽으면 가정은 무너진다. 극중 월터가 가장 많이 내뱉는 단어는“마이 패밀리”다.

문제는 월터가 범죄에 점점 중독돼 간다는 점이다. 마약계의 거물이 돼가는 자신의 모습에서 희열을 느끼고 그 기운을 통제하지 못하게 되면서 역설적으로 그는 자신의 가족을 위험에 빠뜨린다. 제목‘브레이킹 배드’(나쁘게 변해가다)는 그런 의미다.

이 드라마가 흥미로운 지점은 이런 역설적인 상황에 놓인 인물들을 선과 악으로 단순히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한 단어로 규정할 수 없는 캐릭터로 창조해냈다는 점이다.

가족을 사랑하기는 하지만 가족을 위해서는 살인도 마다 않는 월터 화이트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월터가 마약을 통해 벌어온 돈으로 편하게 살면서도 그가 가족을 죽게 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남편을 증오하는 아내‘스카일러’(안나 건)를 비난할 수 있을까. 월터의 동업자인‘핑크맨’(애런 폴)이 죄책감으로 몸부림치는 모습을 보고 약한 인간이라고 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이렇듯‘브레이킹 배드’의 인물은 치밀한 각본을 통해 정교하게 조형돼 각자 쉽게 무너지지 않는 자기 영역을 구축하고 시청자를 그 구역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을 갖게 된 것이다.

이 마약 가족드라마의 또 다른 장점은 역시 스릴러물로서 매회 긴장을 놓을 수 없게 한다는 점이다. 사건 현장을 누군가에게 들킬 위기에 처한 모습을 통해 쉬운 스릴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인물의 심리상태를 통해 극에 곧 터져버릴 것만 같은 긴장감을 불어넣는 연출 방법은 그 어떤 드라마보다 탁월하다.‘X파일’시리즈를 연출한 빈스 길리건이 제작한 드라마다운 모습이다.

배경이 되는 미국 뉴멕시코주의 앨버커키 지역의 사막을 때로는 황량하게 때로는 아름답게 담은 촬영 또한 훌륭하다.

배우들의 열연도‘브레이킹 배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이 드라마에 연기력이 부족한 배우는 단 한 명도 없지만 주인공 월터 화이트를 연기한 브라이언 크랜스턴(58)의 연기는 가히 압권이다. 평범한 코미디 배우였던 크랜스턴은 늦은 나이에‘브레이킹 배드’를 통해 모든 연기가 가능한 배우가 됐다.

크랜스턴은 아버지, 남편, 가장, 친구, 마약왕, 배신자, 살인마 등 다양한 모습의 월터 화이트를 아무런 이물감 없이 조합해 전에 없던 캐릭터를 창조해냈고 시청자와 평단은 그에 걸맞은 찬사를 보냈다. 크랜스턴은 주요시상식에서만 11번의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목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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