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도 제 짝을 선택할 때 경제력을 볼까. 답부터 말하면 '그렇다'다. 여름 철새인 암컷 쇠제비갈매기는 수컷을 고를 때 사냥 능력을 본다. 음식을 쌓아놓고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그때그때 먹여 살릴 능력이 되는지를 보는 셈이다. 실제 교미 철이 되면 쇠제비갈매기 수컷들은 암컷의 환심을 사기 위해 갓 잡아온 새우와 물고기 등을 건네며 구애를 한다. 하루 14시간 이상 계속 먹이를 잡아 바쳐야 하니 프러포즈치고는 노동강도가 아주 세다. 그나마 먹성 좋은 암컷을 만난 재수 없는 수컷은 하루 14시간 노동만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튼 같은 조건이라면 큰 먹잇감을 건네는 능력 있는 수컷이 미녀새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비슷한 모습은 호반새에게서도 목격된다. 호반새 수컷은 호숫가 등지에서 가만히 먹잇감이 튀어오르는 것을 지켜보다가 부리로 먹이를 낚아챈다. 사냥한 개구리나 가재, 작은 물고기 등을 나뭇가지에 세게 쳐서 기절시킨 뒤 슬그머니 암컷에게 내민다. 일종의 사랑의 뇌물 공세다. 여기에 넘어가면 암컷도 낚이는 셈이다.
신혼집을 꼼꼼히 따지는 동물도 있다. 박새가 대표적이다. 수컷 박새는 원래 자기영역을 지키는 데 목숨을 거는 동물로 유명하다. 인적이 드물고 강이 멀지 않으면서 삼림까지 무성하면 A급 보금자리다. 장소를 발견하면 수컷들은 뺏고 뺏기는 육탄전도 마다하지 않는다. 학자들은 이처럼 수컷이 영역 확보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것은 암컷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노력이라 보고 있다. 암컷 박새의 눈에는 수컷의 얼굴이나 몸매보다는 그가 가진 땅이 먹이가 풍부해 새끼들을 굶기지 않을 수 있는지, 포식자인 집고양이 등으로부터 안전한지 등이 우선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조건에 밀려 짝짓기 철 암컷의 간택을 받지 못한 수컷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간절한 놈들은 반칙도 서슴지 않는다. 무리 생활을 하는 침팬지의 경우 우두머리가 자리를 비운 사이 서열이 낮은 침팬지가 두목의 짝과 배를 맞추기도 한다. 물론 걸리면 처절한 응징이 뒤따른다. 재미난 점은 걸렸을 때 보이는 태도다. 일단 두목의 시선을 피한 후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것처럼 딴청을 피운다고 한다. 어째 어디서 많이 본듯한 모습이다.
데일리연합 | 등록번호 : 서울 아02173 | 등록일 2008년 7월 17일 | 대표전화 : 1661-8995
사무소 :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620번지, 유진빌딩 3층 | 발행인 : (주)데일리엠미디어 김용두
공식채널 SNSJTV (유투브,인스타그램 총 338만 구독.팔로워) | (주)아이타임즈미디어 김용두
월간 한국뉴스 회장, CEO : 이성용 | COO : 문순진 | 주)한국미디어그룹 | 사업자번호 873-81-02031 | 충북 청주시 흥덕구 풍년로 148, 7층(가경동)
모든 컨텐츠와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UPDATE: 2024년 10월 03일 22시 1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