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시조 시인 초정(草丁) 김상옥 선생이 2004년 10월 어느 날, 60여 년을 해로했던 부인을 갑작스레 잃자 식음마저 전폐하며 엿새를 버티다가 끝내 사랑했던 아내를 따라 세상을 떠나고 만다.
그로부터 5년 후인 2009년 4월, 가슴 뭉클했던 초정 김상옥 선생의 사연이 연극 동치미의 모티브가 돼 극화돼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이후 올해까지 6년째 전국에서 쉼 없이 공연 중인 화제의 연극 '동치미'.
연극 동치미는 부부 애(愛)와 자식사랑, 곰삭은 부정(父情)과 눌러 담은 부정(夫情) 등을 따스한 인간애로 형상화한 휴먼 가족극이다.
겉으론 서툴고 무뚝뚝하지만 속으론 늘 깊은 정을 가지고 계신 우리네 보편적 정서의 아버지들. 그리고 남편과 자식들 사이에서 속은 시커멓게 탈 지언 정 온전히 뼈와 살을 태워 남편 뒷바라지와 자식들 양육으로 한 없이 내어주기만 하시던 우리 이웃의 어머니들.
이들의 평범한 삶과 애환은 연극 동치미에 오롯이 담겨 있다.
연극 동치미의 작가이자 연출자인 김용을 대표(극단 글로브극장)는 "진정성이 기초되는 따스한 인간사회 만들기에 연극으로 역할을 하고 싶었다"며 "모성(母性)과 부성(父性)이 기초되는 넉넉한 품성으로 혼탁하고 각박한 오늘의 사회를 정화하는데 작게나마 일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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