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중국 간 FTA(자유무역협정)가 지난 10일 타결되면서 화장품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큰 혜
택을 볼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서울 롯데백화점 면세점이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지난 10일 한국과 중국 간 FTA(자유무역협정)가 협상 시작 2년 6개월 만에 타결되면서 수년간 성장이 정체된 우리 경제에 큰 발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법률 등의 분야에서 큰 혜택을 얻을 것으로 보여 관련 업계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 통관시간 줄어 화장품 진입 신속
최근 한류 열풍으로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ㆍ중 FTA를 계기로 한국이 세계 화장품 수출 강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번 한ㆍ중 FTA를 통해 우리나라 검사기관이 발행한 식품과 화장품 분야 성적서를 인정하고, 통관시간을 줄이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그동안 중국은 한국에서 발행한 검사성적서와 위생증명서를 인정하지 않고 매 수입 시 다시 검사해왔다.
이에 따라 한국산 식품과 화장품의 유통기간 단축, 상품성 상실 등으로 폐기된 제품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통기간이 짧은 신선식품을 비롯해 계절이나 유행에 민감한 화장품의 경우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시험ㆍ인증과 관련된 비관세장벽이 해소되면 통관시간이 단축돼 통관비용 감소, 중국시장 신속 진입, 신선도 유지에 따른 품질과 경쟁력 향상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행 6.5~10%에 이르는 화장품 관세가 철폐될 경우 현지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돼 업계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화장품 구매 요인은 가격뿐만 아니라 제품력, 브랜드 등 다양한 요소로 결정되는 만큼 이번 한ㆍ중 FTA가 단기적으로 가격에 수혜를 주진 않을 것이라 본다"며 "하지만 교역이 활성화돼 장기적으로는 호재"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관세가 얼마나 인하될지 시기가 언제인지 등 세부사항이 아직 정확하지 않아 구체적 협상안을 보고 난 후 검토할 계획"이라면서도 "가격 인하 효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 중국 시장에서 성장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빠른 시일 내에 세부 기술적 사안 등을 마무리해 올해 말까지 가서명(initialing) 등 관련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화장품 무역수지 흑자는 올해 8월까지 1억4766만 달러를 기록했고, 동기간 대중 수출은 2억9088만 달러, 수출 기여율은 39.9%로 나타나 한ㆍ중 FTA 타결로 수출여건이 개선될 경우 흑자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문화ㆍ법률 분야 획기적으로 개방
한ㆍ중 FTA에서 중국은 문화 분야를 홍콩과 대만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준으로 확대한 것으로 나타나 중국 내 한류상품 수출이 더욱 촉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이 중국 기업의 지분을 49%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한ㆍ중 양국이 공동 제작한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방송ㆍ시청각 부문 협력이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간 FTA가 타결되자 엔터테인먼트 관련주(株)가 일제히 상승했다.
또한 스포츠 시장에도 한국 기업의 진입을 허용하는 등 업계는 상당한 성과를 거둔 협상이라 평가한다.
법률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이 상하이 자유무역지대 내에서 중국 로펌과 합작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산업통상자원부 김영무 동아시아FTA추진기획단장은 "엔터텐인먼트와 법률 등 중국 유망 서비스 시장에 우리 기업들의 진출 기회가 확대되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최재원 문화통상팀장은 "문화 교류를 통해 양국 간 지속적인 우호 관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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