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아이타임즈M 월간한국뉴스신문) 홍종오 기자 | 한국국학진흥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으로 조사·수집한 민간의 근대기록자료 15만여 점을 7월 15일부터 온라인을 통해 최초 공개한다.
근대의 주역인 중장년층과 여는 온라인 '근대 세상'
한국국학진흥원은 2021년부터 매년 중장년층 조사원 500명을 선발하여 전국 각지에서 4년 동안 50여만 점의 자료를 수집하였다. 이번에 공개하는 자료는 그 가운데 15만여 점으로, 원본 자료를 아카이브에 디지털로 구축하여, 누구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쉽게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수집한 나머지 자료도 추후 검증을 거쳐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그동안 한국국학진흥원은 전통기록자료를 기탁 받아 보존·전승해 왔다. 전통기록자료뿐만 아니라 근대 시기의 자료 역시 빠르게 훼손되고 멸실되는 상황 속에서 이를 방치할 수 없다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2021년부터 민간에 소장된 근대기록자료의 조사·수집을 시작하였다. 또한 자료의 보존적 측면 외에도 근대의 주역이지만 이제는 고용의 사각지대에 놓인 5~60대의 중장년층을 매년 선발하여, 인생의 이모작 활동을 지원하는 것에도 초점을 두었다.
근대의 파고 속에서 피어난 기쁨의 순간들
이번에 공개하는 자료는 1910년부터 1979년까지의 자료로, 그 중에서도 한국전쟁 이후의 자료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우리 사회는 일제의 강제 침탈과 전쟁, 산업화를 거치며 힘들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빠른 성장을 하였지만, 먹고 살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리던 시절이라 추억이 담긴 온전한 사진 한 장 남기기가 힘들었다. 다만 명절이나 소풍 등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찍었던 사진들이 산발적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전국의 근대기록문화조사원들이 주변 지인을 설득하고 지역의 어르신들을 찾아다니며 민간이 소장한 원본 자료를 조사·수집한 결과, 벽장 속에 깊이 묻혀 있던 소중한 사진들이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그 덕에 우리 역사의 최대 비극이고 아픔인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월남 파병 등 근대의 험한 파고를 견디며 살아낸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순간을 생생히 접할 수 있다.
전쟁의 참상으로만 기억되는 한국전쟁 중에도 사랑은 꽃피고, 학교를 다니며, 운동회도 열렸다. 힘든 삶이었지만, 근대기록자료 속 다양한 모습들은 지금의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근대기록자료를 '민초실록(民草實錄)'으로 재탄생시킬 첫 신호탄을 쏘다
'근대기록문화 아카이브'는 그 시절을 무던히 살아낸 우리의 부모와 조부모를 기억하고, 그들의 삶을 조각조각 맞추어, 단절된 민간 근대사를 복원하기 위한 첫 걸음이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앞으로도 낡고 오래된 자료들을 차곡차곡 모아 근대의 '민초실록(民草實錄)'으로 되살릴 계획이다. 또한 시사성 있고 역사 인식을 높일 수 있는 기획을 통해 우리 역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환기시킬 계획을 하고 있다.
근대기록자료에 대한 전국적인 조사·수집이 아직은 시작 단계라 자료가 다양하지는 않다. 하지만 중장년층 조사원들의 적극적인 활동뿐만 아니라 이번 공개를 통해 자료 소장자들의 뜨거운 관심이, 사장될 위험에 놓인 많은 자료들이 한국국학진흥원에 한데 모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