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정 기자] 연예계 숨은 노래꾼들이 모인 만큼 무대는 풍성했다. MBC ‘나는 가수다’, KBS2 '불후의 명곡‘처럼 화려한 편곡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소리 하나로 무대를 즐기기에 충분했다.
목소리만으로 가면 속 인물이 누구인지를 추측하는 것 역시 흥미를 유발했다. 가면의 디자인, 이에 맞춘 별명부터 참가자의 걸음걸이, 제스처, 창법 등이 모두 가면 속 인물을 추리하는 단서가 됐다.
판정단 석에 앉은 방송인 김구라, 지상렬, 신봉선, 배우 황석정, 홍은희 등은 음악적 지식과 촉으로 인물들을 추리해 냈고, 작곡과 김형석과 돈스파이크는 전문가적인 분석으로, 아이돌 비스트 손동운과 EXID 하니는 가면 속 아이돌 찾기에 사명을 다했다.
그러나 인물 추리는 번번이 빗나갔다. 창법을 변조하고 가발까지 쓴 참가자들에 판정단은 두 손을 들게 만들기 충분했다. 이를 통해 눈보다는 귀를 통한 추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드라마에서 함께 듀엣곡을 불러 봤다는 김지우는 박광현의 목소리를 기억해냈고, 이는 적중했다.
물론 경연이 가면 속 인물찾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걱정도 제기됐다. 그러나 민철기PD는 지난 제작발표회에서 “저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굴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다양한 목소리를 편견 없이 들었을때는 어떤 느낌일까를 확인하고 싶다. 경쟁 요소를 삽입한 건 노래 잘하는 가왕을 뽑겠다기 보다 극적 요소를 만들기 위해서다”라는 기획 의도를 밝힌 바 있다.
다만 판정단 중 일부가 노래를 더 잘 한 사람, 가면 속 얼굴이 더 궁금한 사람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드러내 가면 벗기기에 치중될 경우 ‘노력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는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면가왕’은 시청자에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했다는 평이다. 이에 ‘복면가왕’이 주춤한 ‘일밤’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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