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월간, 한국뉴스신문) 이성용 기자 | 레위기는 율법서의 하나로서 우리에게 제사와 삶의 규범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다. 레위기에 이러한 제사 곧 하나님에 대한 예배와 우리의 삶의 실천이 긴밀히 연관되어 있음을 말한다. 이에 본 레위기 공부를 통해 우리는 제사 곧 예배의 두 가지 측면에 대해 고찰할 것이다. 하나님을 향한 섬김과 이웃을 향한 섬김이다.
우리는 제사를 통해 하나님에 대한 복종의 자세를 배우게 되며, 동시 이웃 사랑의 중요성을 체득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레위기에서 예배와 삶, 기도와 노동, 수평적 영성과 수직적 영성,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 영성과 해방의 하나 됨을 배우게 될 것이다.
1. 씨알 고르기
1) 요절: 19:2 “너는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에게 고하여 이르라 너희는 거룩하라 나 여호와 너희 하나님은 거룩함이니라.”
2) 주제: 속죄의 제사와 거룩한 삶
2. 뿌리내리기
레위기에 많이 나오는 단어들은 속죄(atonement, 45회), 거룩(holiness, 87회), 죄와 부정(sin and uncleanliness, 194회), 피(blood, 89회) 등이다. 레위기는 피의 제사에 의한 인간의 죄의 속함을 강조함과 동시에 그러한 속죄에 걸맞는 거룩한 삶을 살 것을 명하고 있다.
3. 줄기 세우기
레위기는 우리의 과거의 죄를 사하는 제사의식과, 그에 따른 현재의 삶의 변화를 위한 생활규범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같이 레위기는 하나님에 대한 예배와 우리의 삶을 연결시킨다. 제사를 통해 곡식과 동물들이 하나님께 드려졌다. 그러한 동물 등의 생명이 하나님께 속한 것과 같이, 우리의 생명도 하나님이 것임을 제사의식은 강조한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은 내가 아니라,
나를 주장하시는 하나님, 나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 안에서 사는 것임을 일깨우는 예식이 구약의 제사이다. 제사를 통해 우리의 삶이 하나님께 드려지며, 이로 인해 우리는 하나님의 은총 안에서 거룩하여지게 되는 것이다.
1-17장 제사에 대하여: 속죄의 제사들. 18-27장 생활규범과 종교적 규례들에 관하여: 성화의 규범.
4. 가지 뻗기
1-17장 중엔 다섯 종류의 제사에 대한 설명이 나타난다. 번제와 소제, 속죄제와 속건제, 화목제이다.
번제와 소제는 각각 가축과 곡식을 불로 태워 드리는 제사로서, 전체를 하나님께 올려보낸다는 의미가 강하다. 이 두 개의 제사들은 인간의 생명의 주가 되시는 하나님에 대한 온전한 헌신과 복종의 의미를 함축하는 것으로 자기부정의 정신이 강조되고 있다.
속죄제는 인간의 마음의 죄(sin)를 사하는 의식으로서, 부지중에 범한 죄의 용서를 목적으로 한다. 속건제는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중에 저지른 구체적인 죄들(sins)에 대한 용서를 목표로 하는 제사로서, 그 제사를 드리기 전에 죄로 인해 야기된 이웃에 대한 피해를 보상할 것을 요청한다.
화목제는 제사 후 단에 드렸던 제물들을 서로 나누는 잔치로 끝나게 되어 있는 제사다. 번제와 소제는 위로 올라가는 수직적 의미의 제사라면, 이 화목제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화해와 수평적 교제를 부각한다. 번제와 소제는 나와 하나님의 관계에, 속죄제와 속건제는 나와 자아의 관계에, 화목제는 나와 이웃과의 관계에 각각 집중하는 제사다.
제사의 종류
번제와 소제
인간의 생명의 주가 되시는 하나님에 대한 온전한 헌신과 복종의 의미를 함축하는 것으로, 하나님의 주권이 강조됨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
수직적 차원의 제사
속죄제와 속건제
속죄제
마음의 죄(sin)를 사하는 의식
나와 자아와의 관계
깊이의 차원의 제사
속건제
구체적인 죄들(sins)를 사하는 의식
화목제
화목제는 제사 후 단에 드렸던 제물들을 서로 나누는 잔치로 끝나는 제사다. 번제와 소제는 위로 올라가는 수직적 의미의 제사라면, 이 화목제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화해와 수평적 교제를 부각한다.
나와 이웃의 관계
수평적 차원의 제사
다음으로 후반의 18-27장은 생활에서의 성화를 강조한다.
레위기는 이 부분에서 생활을 절제 있게 하고 절도 있게 하는 많은 규례들을 소개한다. 먼저는 한 해를 여러 부분으로 나누고 주요한 절기를 배치하여, 공동체적 삶을 강화함으로 백성들을 이끌어가고 있다. 오늘 우리에게는 공동체를 전체적으로 묶을 수 있는 국가적 축제가 없는바, 국민의 마음을 모으는 나름의 축제를 만들어 백성의 구심점을 모으는 것이 사회통합에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음으로 이 부분은 음식에 대한 규정들과 위생에 대한 주의사항, 성적인 절제 및 십일조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공동으로 부담하는 비용이 마련되어야 하며, 그를 위해 오늘의 세금과도 연관되는 십일조를 드리도록 하였다. 물론 이 십일조는 하나님 앞에 드려졌는바, 이것을 통해 사회의 많은 일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한 국가가 건실히 유지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방탕과 향락, 또는 과음 등의 무절제한 생활에 빠지지 말아야 하는바, 이러한 사회적 기강을 위해 레위기는 여러 규례들을 만들어 백성들을 통제하였으며, 그 모든 일들을 하나님의 명령으로서 수행하였다. 레위기는 특히 안식년과 희년의 제도를 언급하고 있는데, 이 제도는 사회의 근본적인 구조의 개선을 언급함과 동시, 자연에 대한 배려의 의미를 담고 있다.
5. 꽃으로 피어나기
레위기의 저자는 여러 가지의 종교적 사회적 규례들을 말한 후, 26장에서 그러한 규례와 계명을 지키지 않을 시, 여러 가지의 재앙과 불행이 따르게 됨을 언급한다. 이 26장은 레위기의 결론과 같은 부분이다.
26:3 이하는 그러한 규례들을 준행할 경우 받을 복에 대해서 말하며, 26:14절 이하는 그러한 하나님의 명령을 준행치 않을 경우의 화에 대해 말한다. 인간과 하나님 사이의 언약은 한 인간의 그의 이웃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함께 강조한다. 하나님과의 수직적 언약은 이웃과 사회에 대한 수평적 언약과 책임을 수반한다는 것이다.
6. 열매 맺기
오늘 신약시대에 사는 우리는 구약의 생활과 제사를 위한 규례들을 지킬 의무는 없다. 그러나 그러한 규례들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유익성을 우리는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일상적 생활들을 절도 있게 하였던 구약의 여러 생활 규범들의 속뜻을 오늘에서 새롭게 살리는 일은 중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자칫 은혜로만의 복음이 우리의 생활을 느슨하게 할 우려가 있음을 우리는 유념해야 할 것이다.
예배를 말하는 영어 용어에는 세 가지가 있다. ‘worship’(존경, 경배하다)과 ‘liturgy’(희랍어 ‘레이투르기아’에서 옴)와 ‘service’(섬김)이다. 예배에 해당하는 히브리어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샤하아’이며 다른 하나는 ‘아보다’이다. ‘샤하야’는 엎드린다, 즉 경배한다의 뜻을 가진다. 후자는 노동, 일, 봉사를 의미한다. 이 ‘샤하야’에 해당하는 헬라어는 ‘프로스퀴네오’이며, ‘아보다’를 말하는 헬라어는 ‘레이투르기아’이다. ‘프로스퀴네오’라는 용어는 존경심을 가지고 입맞춘다는 뜻이다. ‘레이투르기아“’는 공적인 유익을 위해 하는 노동을 말하는 명사인 바, 그것의 동사형인 ‘레이투르게오’는 봉사한다, 일한다라는 뜻을 가진다. 본래 ‘레이투르기아’는 헬라어 ‘라오스’와 ‘에르곤’의 합성어로서 백성이 하는 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예배에 쓰이는 용어들을 통해 우리는 예배의 의미를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는 하나님을 향한 존경의 경배이다. 다음은 인간과 세상에 대한 섬김의 봉사이다. 예배에는 이상의 두 가지의 요소가 병합되어 있다.
필자는 이 내용을 복종과 섬김이라는 용어로 간추리려 한다. 하나님에 대한 복종과 인간을 위한 섬김이 예배의 두 가지 차원이라는 것이다. 복종이 없는 섬김이 있을 수 없으며, 섬김이 없는 복종 또한 공허하다.
하나님 앞에 자기를 쳐 복종시키는 것으로서의 자기부정과 이러한 자기 비움을 통한 이웃에 대한 사랑의 섬김이 예배의 두 가지 목표이다. 히브리서 13:15-16 말씀은 이러한 예배의 양면성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로 말미암아 항상 찬송의 제사를 하나님께 드리자 이는 그 이름을 증언하는 입술의 열매니라.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누어 주기를 잊지 말라 하나님은 이 같은 제사를 기뻐하시느니라.
이 본문은 두 가지의 예배의 모습을 나타내 보인다. 먼저는 하나님께 대한 경배와 찬양이다. 다음은 이웃을 위한 선행 곧 섬김의 봉사이다. 예배는 매 주일의 단회적인 사건만으로 이해될 수 없다.
예배란 어떤 경우에도 단절될 수 없는 것이기에 생활 속에서 지속되어야 한다. 예배와 생활이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을 향한 예배가 곧 생활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구약의 제사는 오늘날 예배를 일컫는다. 그 제사는 수직적인 면과 수평적인 면의 양면성을 가지는 것으로, 우리는 예배를 하나님에 대한 수직적 관계로서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예배를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해야 할 뿐 아니라, 이웃과의 수평적 관계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마 5:23-24).
형제와 먼저 화해하는 것이 하나님 예배의 전제라는 것이다. 하나님과의 하나 됨은 이웃과의 하나 됨을 배제하고는 불가능하다. 하나님의 용서는 사람 상호 간의 용서를 요청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마 6:12,14-15).
<예배의 수직적 측면과 수평적 측면>
구약의 제사
번제와 소제
화목제
관계성
하나님과의 수직적 관계 중시(하늘):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
이웃과의 수평적 관계 중시(땅): 이웃과의 올바른 관계
예배로 번역되는 히브리어
샤하아(경배하다)
아보다(일하다, 봉사하다)
예배로 번역되는 헬라어
프로스퀴네오(경배하다)
레이투르기아(일하다, 봉사하다)
영어
worship
service
영과 몸
영의 예배
몸의 예배
예배의 이중성
하나님을 향한 복종과 경배로서의 예배
이웃을 향한 나눔과 섬김으로서의 예배
종교화의 제도화에 따른 변화
종교가 제도화될수록 수직적 예배의 성격이 강해진다.
구약의 유월절 시 무교병과 양고기를 함께 먹는 의식과 신약의 성만찬적 경향이 강하다.
결론
예배가 삶이며, 우리의 삶이 예배여야 하는바, 그것이 레위기의 주제다.
7. 열매 나누기
1) 레위기 6:1-7의 속건제에 대해 자세히 고찰하여보자.
2) 레위기 11장엔 정결음식법에 대한 규례가 나온다. 유대인들은 아직도 이 규례를 ‘코셔’(kosher)로서 지키고 있다. 그들은 고기와 치즈를 함께 먹지 않으며, 특히 돼지고기를 ‘흰고기’로 부르며 먹지 않는다. 이러한 유대인의 정결음식법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3) 구약의 제사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한 속죄를 비교하자.
4) 8장엔 제사장을 성결케 하는 의식이 나온다. 오늘 교회 공동체에 있어서의 목회자의 성결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보자.
5) 선(good)과 악(evil)/ 정결(clean)과 부정(unclean)의 용어들을 비교해보자.
8. 참고문헌
1) 김중은. 『거룩한 길 다니리』. 서울: 한국성서학연구소, 2001.
2) 정중호. 『레위기 만남과 나눔의 장』. 서울: 한들, 1999.
3) 고든 웬함. “레위기의 구조와 중심사상,” 『그 말씀』, 제110호 (1998년 8월), 30 이하.
4) 마르틴 노트. 『국제성서주석: 레위기』. 서울: 한국신학연구소, 1984.
5) Harrison, Roland Kenneth. Leviticus: An Introduction and Commentary. Leicester: Inter-Varsity, 19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