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픽쳐스가 영화 '인터뷰(The interview)'를 개봉한 가운데 상영관을 찾는 관객들로 영화는 매진 사례를 기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화 인터뷰가 성탄절을 맞아 소규모 극장 300곳에서 개봉한 가운데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관객들이 해킹 등의 위협을 무릅쓰고 극장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상영관이 하나뿐인 댈러스의 '텍사스시어터'에서 영화를 관람한 칩 노스럽(64)은 "영화를 둘러싸고 벌어진 사태가 웃기고 대형 극장 체인이 상영을 취소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이 영화를 상영하기로 결정한 독립 영화관들이 큰돈을 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네마빌리지에서 영화를 관람한 켄 제이코위츠(54)는 영화관 앞에 가득한 취재진을 향해 영화표를 높이 들어보이며 "미국이라는 나라가 아닌 미국의 정신에 찬성한다"며 애국심을 표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기 위해 극장에 왔다고 말했다.
아직 공식 박스오피스 집계는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인터뷰는 상영관을 많이 잡지못해 크리스마스에 대대적으로 개봉하는 '숲속으로'와 '언브로큰' 보다 흥행 실적이 낫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제작비 440만달러(약 486억원)가 투입된 인터뷰는 집에서도 관람할 수 있다. 소니는 25일 새벽 3시(한국시간)부터 구글, 유튜브, 마이크로소프트 사이트에서 영화 '인터뷰' 온라인 배포를 시작했다.
'텍사스시어터' 운영자인 버락 앱스타인(35)는 온라인 배포로 극장 개봉 첫날 분위기에 살짝 바람이 빠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상영 결정의 가장 큰 이유가 미국인은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에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 정부가 우리가 어떤 영화를 볼 지 말지를 정할 수는 없다"며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제1조의 정신을 보호하기 위해 항상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대다수 관람객은 해킹 위협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 듯 했다
웹개발자인 닉 드와론(25)은 "온라인으로 영화를 보면 다른 관객과 함께 웃으며 영화를 볼 수 없다"며 극장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변호사인 데릭 카펠(34)은 영화를 예매할 때 쓴 신용카드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이 걱정된다면서도 "그래도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부 온라인 관람객은 신용카드 해킹 등의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는 이번주 인터뷰 상영을 결정한 영화관에 해킹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텍사스 시어터 관객인 데이비드 매슈스(58)는 "김정은은 자신이 원했던 결과와 정반대의 결과를 경험하고 있다"며 "이 모든 경험이 아이러니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윤준식 기자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