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가 중산층인 중·장년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부담 없는 차값과 낮은 유지비가 가장 큰 장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경차는 유지 비용이 저렴해 은퇴 후 수익이 없는 고령층에 적합하다. 실제로 고령화에서 우리보다 앞서 있는 일본에서는 경차가 작년에 팔린 차량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실속파 중장년층 수요 늘어나는 경차시장
경차는 엔진 배기량 1000㏄ 미만, 차 길이 3.6m이하, 너비 1.6m 이하, 높이 2m 이하를 동시에 만족하는 차이다. 1991년 대우자동차의 ‘티코’가 경차의 원조다. 현재 국산 경차로는 기아차의 모닝과 레이, 한국GM의 스파크가 있다.
경차 시장은 지난해 2% 이상 성장했다. 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경차 판매량은 18만6702대로 1년 전보다 2.56%(4663대) 증가했다.
자동차 업계는 경차 인기의 바탕에 중·장년층 수요가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한다. 기아차에 따르면 작년 경차 수요의 50%가 40~50대였다. 20~30대는 40% 정도였다. 한국GM도 경차 구입 고객의 47%가 40~50대라고 밝혔다. 60대도 7%를 차지했다. 20~30대는 48%였다.
경차는 신차 가격이 1000만원 내외로 초기 구입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다양한 혜택이 있다. 경차는 차량 구매 시 별도의 등록세(5%)나 취득세(2%)가 없고 개별 소비세, 특소세, 교육세, 혼잡 통행료는 면제다. 또한 고속도로 통행료는 50% 할인받을 수 있으며 환승주차장 80% 할인, 승용차 10부제 제외도 대표 혜택이다. 더불어 보험료도 10% 할인받을 수 있다.
경차는 일반 세단보다 연비가 30% 가량 높다. 기아차의 2015년형 모닝 1.0 가솔린 밴 자동 변속기 모델 연비는 L당 15.2㎞(2등급)다. 수동 모델이 L당 17㎞(1등급)다. 현대차의 중형 세단 쏘나타 2.0 CVVL 모델 연비는 L당 11.6~12.1㎞(3등급)다.
추가적으로 과거보다 성능도 개선됐다. 모닝 2015년형은 운전자가 조작하지 않아도 정해진 속도로 운전하는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추가됐다. 터보 엔진 모델은 경사로 밀림방지장치(HAC)까지 장착됐고 스파크는 앞과 뒤, 옆 등 8개의 에어백이 들어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젊은 층 뿐만 아니라 지출을 줄이고 실속있는 생활을 원하는 중장년층까지 수요가 꾸준한 편”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다양한 경차 모델 개발 유도해야
경차 수요는 늘고 있지만, 국내 자동차 업체는 아직 다양한 모델을 내놓지 않는다. 차 가격이 저렴해서 자체 생산할 경우 마진이 거의 남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은 경차 배기량이 660㏄ 이하로 우리나라보다 기준이 더 강하다. 하지만 강력한 기준을 이겨내기 위한 다양한 연구 개발을 통해 1L당 최고 28㎞를 가는 ‘탄토’ 등 수십 종의 경차가 판매되고 있다. 수익이 남지 않지만 정부의 규제와 기업의 투자가 자동차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국토부는 지난 31일 경차 등 차량 크기 구분 기준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체결했다. 교통안전공단과 교통연구원이 6개월 동안 연구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경차 시장도 지금보다 더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자동차정책과 관계자는 “경차 기준뿐만 아니라 초소형차, 수소 연료 전기차, 중속 전기차 등 보다 다양해지는 차량 구분에 대해 포괄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며 “경차나 소형차 시장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