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버린 해양쓰레기로 인해 고래와 돌고래가 죽어가고 몰아넣고 있다.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시행된 조사에서 전체 고래종 가운데 56%가 해양쓰레기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버지니아 아쿠아리움·해양과학센터의 생물학자 수잔 발코와 동료들은 지난해 8월 미국 체서피크만에 접한 엘리자베스강에서 몸길이 45피트(약 13.7m)에 달하는 젊은 보리고래 암컷 한 마리가 상류를 향해 헤엄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멸종위기 종인 보리고래가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곳은 원래 대서양 연안이다.
발코는 고래가 배와 부딪치지 않도록 추적했지만 결국 며칠 뒤 죽은 상태로 발견됐다. 고래를 해부한 결과 위에서는 DVD 케이스와 같은 플라스틱 조각이 나왔고, 이 때문에 다른 먹이를 먹을 수 없는 상태였다. 또 몸이 약해져 배와 충돌한 뒤 척추 손상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해양 생물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어 목숨을 잃는 경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소화할 수 없는 쓰레기를 삼키면 위장이 막혀 결국에는 굶어 죽게 되므로 바다의 쓰레기가 증가하는 것은 해양 생물에 위험이 증가하는 것과도 같다.
캘리포니아 해양포유류센터의 과학자 프랜시스 갈란드는 “(쓰레기로 인해) 해변에 좌초되는 고래는 죽은 고래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쓰레기에 특히 취약한 것이 향유고래이다. 갈란드는 “내가 해부한 향유고래는 모두 뱃속에서 그물이나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가 목격한 최악의 사례는 2008년 캘리포니아 북부 해안에 밀려온 두 마리의 향유고래다. 두 마리 다 뱃속에 어망, 밧줄,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했다.
미국해양대기청(NOAA) 어업국의 블레어 메이스에 따르면, 바다를 떠도는 쓰레기로 목숨을 잃는 고래와 돌고래가 늘고 있다. 그녀가 담당한 구역에서만 2002년~ 2013년 쓰레기로 인해 밀려온 큰 돌고래가 최소 35마리다.
해저에서 포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귀신고래도 새우와 같은 작은 동물과 함께 무심코 쓰레기를 삼켜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