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휴대전화 공시지원금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 명절과 입학·졸업시즌이 몰려있어 이동통신 3사간 연말·연시에 이은 '제3차 고객유치전'이 전개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는 다른 흐름이다.
SK텔레콤은 지난 4일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속하는 삼성전자 갤럭시S5 광대역 LTE-A의 공시지원금을 기존 27만원에서 20만1천원(이하 3만원대 요금제 기준)으로, LG전자 G3 cat6 모델의 지원금을 45만2천원에서 40만2천원으로 각각 내렸다.
5일에는 지난달 말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 그랜드맥스(31만9천원)의 지원금을 27만9천원에서 15만2천원으로 인하했고, 10일에는 갤럭시 A7의 지원금을 9만8천원 빠진 15만2천원으로 책정했다.
KT의 경우 9일 갤럭시S5 광대역 LTE-A, 갤럭시S5, G3 cat6, 아이폰6플러스(64기가) 등 인기 단말기 6종의 지원금을 1만7천∼11만9천원씩 일제히 내려 이통시장을 술렁이게 했다.
LG유플러스는 G3 비트, Gx, Gx2 등 LG전자 단말기를 중심으로 지원금을 내리는 추세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공시지원금이 변경된 단말기는 총 33종인데 이 가운데 절대다수인 27종은 지원금 액수가 내려간 경우다.
이통사별로 보면 SK텔레콤이 13종으로 가장 많고 KT 7종, LG유플러스 6종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알뜰폰 사업자 중에는 유일하게 유모비가 10일 팬택의 베가시크릿 업 모델의 지원금을 인하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반적인 추세는 SK텔레콤이 특정 단말기의 지원금 인하를 주도하고 두 경쟁업체가 뒤따르는 상황이다.
이는 연말·연시인 작년 12월과 올해 1월 이통 3사간 경쟁하듯 지원금을 올리던 것과 크게 비교된다.
업계에서는 연말·연시 대목을 맞아 이통 3사가 마케팅비를 지나치게 많이 소진한 나머지 일제히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통 3사는 이 시기 갤럭시노트3와 아이폰5S 등의 지원금을 출고가까지 올리는 등 과열 우려가 나올 정도로 고객유치전에 몰두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이후 정체된 시장 환경에 변화를 주고자 이통 3사가 짧은 시간 한꺼번에 많은 실탄을 쏟아부으면서 체력이 다소 떨어진 측면이 없지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통사의 무분별한 지원금 경쟁 탓에 지금 당장 단말기를 교체해야하는 상황에 처한 일부 고객은 비싼 돈을 주고 단말기를 구입해야 해 또다른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제기중이다.
윤병주 기자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