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체제'의 애플이 스티브 잡스 시절을 능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주당 122.02달러로 거래를 마쳐 시가총액 7107억 달러(약 780조원)를 기록했다고 현지시각으로 지난 10일 보도했다.
미국 기업이 시가총액 7000억 달러를 넘어선 건 애플이 처음이다.
WSJ는 애플의 시가총액이 각각 구글의 2배, 월마트의 2.5배, 뱅크오브아메리카의 4배, 맥도날드의 8배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애플 주식은 1년 전보다 64%가 올랐다.
캐나다 증권사 캐너코드 제뉴이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사업의 이익 93%를 가져갔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9%에 불과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2% 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대등한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고가 제품 중심인 애플의 수익성이 매우 높았다는 것이 증명된다.
쿡 체제의 애플이 돋보이는 건 수익성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서도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기 때문이다. 쿡 CEO는 이날 골드만삭스의 ‘기술과 인터넷’ 콘퍼런스에 참석해 태양광발전에 8억5000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태양광 패널 업체 퍼스트 솔라와 협력해 캘리포니아 북부에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 프로젝트다. 쿡은 “지구온난화는 실제로 벌어지고 있으며 이제 얘기만 할 때가 아니라 행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태양광 발전소는 280메가와트(MW)의 전기를 생산하며, 애플은 25년간 130MW의 전기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쿡은 “쿠퍼티노에 짓는 신사옥과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6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하기에 충분한 양”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현재 데이터센터도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가동 중이다.
쿡 CEO는 자신의 색채를 분명하게 할 신제품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아이폰6가 잡스의 유산을 계승·발전시킨 것이라면 애플 페이와 애플 워치는 쿡의 결과물이다. 4월에 나올 애플 워치에 대해 그는 “시장에 나와 있는 스마트 워치 중 사용자 삶의 방식을 변화시킨 제품은 없다”면서 “소비자들이 애플 워치를 보면 깜짝 놀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활동량 추적 기능을 예로 들면서 “가만히 있으면 손목에 진동이 와서 움직이라고 한다. 많은 의사들이 앉아 있는 걸 새로운 암이라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애플 페이에 대해선 “적용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 전문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은 애플이 최근 개발자들에게 배포한 iOS 8.3 베타버전에 중국 진출과 관련한 단서가 들어 있다고 전했다. 애플 페이 관련 코드에 중국 유니언페이(은련) 카드 이름이 포함돼 있었다는 게 근거다. 이 전망이 실현된다면 애플 페이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을 놓고 모바일 결제 분야에서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윤병주 기자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