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이동통신사들의 이른바 '치고 빠지기'식 마케팅 때문에 소비자들의 황당함이 커지고 있다.
13일 SK텔레콤은 가족 관계의 2~5인 함께 가입하면 단말기 교체나 유료 콘텐츠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가족 1인당 월 3500원어치씩 적립해주던 ‘T가족 포인트’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업체는 “오는 16일부터 T가족 포인트 신규 가입 신청을 받지 않고, 그동안 적립된 포인트는 3년 뒤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T가족 포인트 프로그램을 지난해 11월 기존 가입자의 이탈을 막으면서 가족 마케팅을 통한 신규 가입자 유치 확대 목적으로 도입해, 4개월 만에 폐지하게 됐다. 업체 관계자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단말기유통법)으로 금지된 단말기 우회 지원금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어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엘지유플러스(LGU+)도 같은 이유로 ‘가족 무한사랑 클럽’을 통해 제공하는 포인트를 줄이고, 용도를 단말기 가격 할인에서 요금 할인으로 변경했다.
이에 소비자들이 황당해하고 있다. 한 소비자는 “지난해 11월이면 단말기유통법이 시행된 다음인데, 이제 와서 단말기유통법을 핑계로 폐지하는 게 말이 되느냐. 정말로 우회 지원금 오해 때문이라면 폐지할 게 아니라 포인트 용도를 변경하는 게 옳다. 이통사들이 소비자들의 생각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마케팅 필요에 따라 만들었다 없앴다를 반복한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시민단체 쪽에서는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문병호 의원 등이 해마다 사용되지 않고 소멸되는 포인트가 5000억원어치를 넘는다며, 소멸 시점에서 자동으로 그만큼 요금이 감면되거나 사전에 지정한 복지시설에 기부되도록 하자는 제안을 내놓자, 포인트 줄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이통사들은 중고 단말기 값 선보상제를 두고도 ‘치고 빠지기’를 해 소비자들의 비난을 샀다. LG유플러스가 ‘제로(0)클럽’이란 이름으로 내놔 선풍을 일으키자 케이티(KT)와 에스케이텔레콤도 앞다퉈 내놨다가 슬그머니 없애, 지금은 엘지유플러스만이 보상 가격을 낮춘 상태로 운용하고 있다.
한편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통신사들 때문에 황당하다", "소비자를 우선으로 생각해 주시길..", "마케팅도 적당히..."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남성현 기자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