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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인터뷰] 이서진, 내려놓을 줄 아는 여유

이서진은 특유의 까칠함을, 편안함으로 바꿔낸 배우다. 이제 대중들은 있는 그대로의 이서진을 받아들일 줄 안다. 애써 포장하지 않고 자신을 드러내는 것, 그리고 내려놓는 것. 이 자연스러움을 통해 지금의 이서진을 만들었다. 오랜만에 영화로 복귀한 그의 연기관도, 이서진이 추구하는 삶의 태도와 무관하지 않은 듯 보인다.

Editor 박주연 | Photo 롯데엔터테인먼트

쿨했고, 솔직했고, 거침없었다. 이서진은 매체를 통해 보여줬던 모습 그대로 취재진 앞에 섰다. 태생이 웃긴 사람은 아니지만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위트가 넘쳤다. 둘러대고 머뭇거리기보다는 직선으로 들이받는 게 스타일인 듯 보였다. 연기관이나 예능에서의 입지에 대해서도 말을 고르는 법이 없었다. 명백한 솔직함은 그의 강력한 매력이자, 무기다.

날 것 그대로의 매력, 이서진을 돋보이게 하다

이서진은 영화 <완벽한 타인>을 통해 <오늘의 연애>(2015) 이후 약 3년 만에 스크린에 나섰다. <오늘의 연애>에서도 그리 비중이 크지 않았으니, 관객들에겐 영화에서의 이서진이 더욱 반갑게 느껴질 터다. 이서진은 극중 어린 아내 세경(송하윤)을 맞아 알콩달콩 살아가는 능글맞은 꽃중년 준모 역을 연기했다. 이서진 특유의 솔직함이 캐릭터의 리얼리티를 불어넣었다.

Q. 3년만의 영화다. 상업적인 장르라 흥행에 대한 욕심이 더 크겠다
A. 사실 그동안 멋있는 영화가 나한테 들어온 적이 거의 없다. <완벽한 타인>은 앞으로도 이런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 커서 선택했다. 여러 배우가 함께 나와서 연기하는 게 탄탄하고 꽉 차 보이더라. 부담도 좀 덜었다. 이재규 감독과 오랜만의 영화라 응한 것도 있다.

Q. 2003년 <다모> 이후 이재규 감독과의 재회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확실히 이전보다 여유가 있어 보인다. 자기 생각도 확실해진 것 같더라. 여전히 꼼꼼하고 완벽주의자인 건 변함이 없더라. 나에게 요구한 건 딱히 없었다. 그냥 하던 대로 편안하게 해달라고 하더라. 분위기가 무거워졌을 때 그걸 풀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했고, 그게 방송에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평소 모습인 것 같다. 아마 배우 중 내가 가장 편하게 연기했을 거다. (웃음)

Q. 함께 호흡하는 배우들이 엄청난 베테랑이지 않나. 촬영 현장은 어땠나
A. 40년 지기 설정이라, 어떻게 친한 모습을 보여줘야 할까 고민했다. 처음엔 서먹서먹했던 게 분명 있었고, 이렇게 해서 영화가 재밌긴 할까 걱정했는데. 첫 리허설 현장에 갔더니 역시 노련한 사람들이라 미친 듯이 하더라. 긴 신들이 있었는데 NG가 나도 서로 서로 애드리브로 막는 통에 섣불리 끊어가질 못했다. 자기가 눈치껏 치고 들어가야 하는 수준이었다. 이재규 감독도 풀샷 찍을 때 신나 보이더라. 언제 또 이런 작업을 할 수 있을까 싶은 현장이었다.

Q. <완벽한 타인>의 맛집 담당이었다고 들었다. 식사 자리에선 무슨 얘기가 오갔나
A. 맛있는 음식에 소주 한 잔 걸쳤다. 광주 세트장에서 촬영을 진행했는데, 어딜 가든 맛있더라. 어떤 촬영을 하던지, 밥 먹는 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영화 내용이 내용인 만큼, 이번엔 그게 더 필요하다고 느꼈다. 내가 제일 먼저 제의를 했고 몇 번 하다보니 저절로 다 같이 먹게 되더라. <수요미식회>, <생생정보통>을 보며 정보를 습득했다.(웃음) 점심엔 똑같은 밥차를 먹으니, 저녁엔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자는 취지였다.

Q. <완벽한 타인>이 여러모로 이서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겠다 
A. 맞다. 아주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배우 생활하면서 앞으로도 이런 영화를 찍긴 쉽지 않을 것 같다. 그 배우들과 전에 만난 적도 없는데 영화 찍으면서는 한 20년 지기처럼 느껴지더라. 아직도 계속 연락하고 지낸다. 다들 촬영하고 바빠서 잘 만나진 못해도 연락은 주고받는다.

프로예능인 이서진, <삼시세끼>는 피하고 싶다! 

요 몇 년간, 대중들에게 이서진은 배우보다는 예능인으로 좀 더 강렬하게 기억됐다. KBS2 <1박2일>에 게스트로 출연해 나영석PD와 연을 맺은 이서진은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윤식당> 등을 통해 나영석PD 예능에 상징적인 인물로 떠올랐다. 분명 양날의 검은 있었다. 이서진 또한 이를 어느정도 수긍하면서도 쿨한 입장을 보였다.

Q. 예능을 통해 자꾸 이서진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 것 같다
A. 어떻게 보면 그게 내게 새로운 기회가 된 게 아닐까 싶다. 사실 전에는 <완벽한 타인>의 준모 같은 역할이 내게 들어오지 않았다. 예능을 함으로써 오히려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도움이 안 됐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예능은 안 하면 금방 잊히기 때문에 이미지에 대해 신경을 크게 안 쓴다.

Q. 플러스요인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 예능을 하는 건가?
A. 잘될 거라고 생각은 못했지만, 프로그램들이 계속 잘 됐다.(웃음) 어쨌든 나영석PD와 계속 붙어 있으면서 친해졌고, 막상 방송에 나가면 반응들이 좋으니까 ‘이 사람 잘 만드네?’ 하는 생각도 들었다. 믿음이 있으니까 같이 가게 된 거다.

Q. 그런데 <삼시세끼>는 안 한다는 폭탄발언(?)을 하셨다
A. 제일 부담이 없긴 한데, 시골 생활이 나랑 정말 안 맞는다.(웃음) 무기력한 스타일이라 그 생활이 싫다. 원래 콘셉트는 나 같은 사람을 시골에서 잘 살게 하는 게 목적이었는데, 차승원 배우가 하면서부터는 좀 달라지지 않았나. 시청자들도 음식 잘 하고 열정적인 사람들을 좋아하니까, 이젠 내가 안 하는 게 맞다. 반면에 <윤식당>은 재미가 있다. 손님들을 대할 때 힘들고 긴장도 되지만, 재미있다. 무엇보다 돈이 들어오는 쏠쏠함이 있다.

Q. 그럼에도 예능은 이서진에게 양날의 검이라는 평가가 많다
A. 이재규 감독이 나를 잘 알아서 내게 <완벽한 타인>을 제안했듯, 나영석PD도 나와 잘 맞아떨어지는 예능을 준비해준 것뿐이다. 과연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있지만 복잡하게 생각한 적은 없다. 지금은 그저 윈윈(win-win) 상태다. 예능도 의외로 빨리 잊히는 부분이 있어서 부담이 없다.

나는 내 길을 갈 뿐…이서진의 연기관

1999년 데뷔해, 벌써 20년차 배우가 됐다. 40대에 비로소 무르익는 배우들이 많은 터라, 그동안 작품 활동이 적었던 이서진에게도 ‘아직 무언가 보여주지 못했다’는 조바심이 있진 않을까. 하지만 이서진은 연기관이 뚜렷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가 좋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느긋한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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