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윤준식 기자]근로자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공장에서 협력업체 직원 서모(42)씨를 포함해 3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3일 이번 사고는 처음이 아닌데다 예방조치를 충분히 했다면 대비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전형적인 인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작업자들은 SK하이닉스 내 10층짜리 공장 옥상에 설치된 배기덕트(exhaust air duct, 배기장치 공기통로)에서 내부를 점검하던 중이었다. 사망자 3명 외에도 이들을 구조하러 들어간 동료 직원 4명도 경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사고 당시 숨진 3명은 작업 전 산소 농도를 측정하지 않은 채 배기덕트 안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고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이천경찰서는 국과수의 부검 결과 이들이 질소가스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안전사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3년 충북 청주공장에서 있었던 염소누출 사고로 인해 현장 근로자 4명이 병원 진료를 받았고, 지난해 7월에는 이산화규소 가스가 누출돼 작업자 2명이 부상당했다.
SK하이닉스는 사고 때마다 재발방지를 강력히 다짐하고 지난 2013년 3월사고 이후 하이닉스는 새로 기술 안전실을 만들고 오래된 배관장치를 교체한 바 있다.
경찰은 현재 SK하이닉스 안전 관련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 중이며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면 다음 주 관련자들을 입건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모바일용 D램(반도체 기억소자로)의 수요 증가를 예상해 대응한 결과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2% 증가한 1조5885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이뤘다.
그러나 최근 고용노동부 산하 중대산업사고예방센터가 실시한 공정안전관리(PSM) 평가에서는 경기도내 첨단 사업장 가운데 가장 낮은 ‘보통(M+)' 등급을 받았다.
공정안전관리 등급 평가는 화학 물질 취급 사업장의 공정안전자료와 공정위험평가서, 안전운전계획 등을 분석해 4년에 한 번씩 진행되는데, 등급은 우수(P)와, 양호(S), 보통(M+), 불량(M-) 등 4개 단계로 나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유가족들에게 죄송스럽다”며 “조사결과에 따라 적절한 보상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공사현장에서 사망사고로까지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서는 단기적 처방이 아닌 종합적인 안전관리 매뉴얼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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