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대통령선거 투표를 앞두고 서울시 관악구 투표소 배정에 있어서 이 지역 장애인 유권자들을 위한 접근성이 외면 당해 담당 관공서가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투표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투표시간 연장이 논의되는 현 시점에서 지난 4.11 총선까지 투표소로 활용되던 장소가 이번 12월 대선투표부터 '청사관리 어려움', '건물 보안' 문제 등을 이유로 투표소에서 제외돼 행정편의주의라는 지적이다.
14일 관악구 선거관리위원회와 금천세무서에 따르면 12월 대통령선거에서 금천세무서 별관(구 관악세무서) 1층 로비를 투표소에서 제외하고 대신 신원동사무소 2층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금천세무서가 '건물 보안'등의 이유로 관악 선관위의 투표장소 제공 요청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산기슭지대이고 연립과 다세대 주택이 많은 관악구의 특성상 장애인들이 투표소 이용의 어려움이 예상돼, 자칫 잘못하면 투표율 저하로 이어질 상황에 놓였다.
금천세무서는 세무서 특성상 관악구민들의 개인정보들이 보관돼 있기 때문에 혹시 모를 정보유출 등 보안상의 이유로 불가피하게 투표장소 제공이 어렵다고 밝혔다.
현행 공직선거법 147조 3항에는 "학교·관공서 및 공공기관·단체의 장은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투표소 설치를 위한 장소사용 협조요구를 받은 때에는 우선적으로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명시해 놓고, 관공서가 선관위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등을 내게 돼 있지만 관공서의 특별한 사유가 선관위에게 인정될 경우 응하지 않아도 된다.
관악구 선관위는 이번 경우에는 금천세무서가 제시한 사유가 타당하다고 인정돼 과태료 부과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투표소가 설치되는 장소는 관악구 세무서 내 1층 로비 복도로, 실제 개인정보자료 등이 보관돼 있는 장소와는 명확히 구분돼 있어 투표일 당일 경비인력 보강 등으로 엄격히 통제만 강화하면 보안상의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돼 행정편의주의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난 4.11 총선 투표일 당일에는 보안상의 어떤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관악구 장애인 협회 한 관계자는 "장애인들도 자신의 권리의 한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에 가서 직접 투표하기를 원한다"며 "선관위와 금천세무서의 이번 결정이 아쉽다"고 말했다.
백천기 관악구 선관위 사무국장은 "금천세무서의 사유가 타당하다고 인정돼 투표장소로 이용하지 못하게 된만큼, 장애인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신원동사무소 1층에 간이 투표소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