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들어 전국 법원에 나온 경매물건 수가 2000년대 들어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www.taein.co.kr)에 따르면 올 3/4분기(7~9월) 들어 전국 법원에 나온 경매물건은 전분기(6만4903개) 대비 9.52%(6178개) 감소한 5만8725개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 경매물건 수가 6만 개 이하로 떨어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3분기 경매물건 수가 6만 개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9월 경매물건 수가 1만7126개로 전월대비 12.09%(2355개) 줄었기 때문. 9월 집계된 1만7126개의 경매물건 수도 연중 가장 적은 수치다.
물건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주택물건 구입을 위해 경매장을 찾은 입찰자들은 늘었다. 9.10 대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대목이다.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9월 들어 전국 법원에 나온 주택 경매물건 수는 6516개로 전월대비 10.72%(782개) 줄었다. 용도별로 보면 단독주택 및 다가구 물건이 8월 1268개에서 9월 1083개로 14.59%(185개) 줄어 감소율이 가장 컸다. 이어 연립/다세대 물건이 같은 기간 2206개에서 1983개로 10.11%(223개) 줄었고 아파트도 3824개에서 3450개로 9.78%(374개) 줄었다. 아파트는 물건 수 기준 감소폭이 가장 컸다.
반면 주택물건 경매에 응찰한 전국 입찰자 수는 8월 9101명에서 9월 9918명으로 8.98%(817명) 늘었다. 특히 늘어난 입찰자 중 73.56%(601명)가 아파트에 몰린 것으로 집계돼 눈길을 끈다. 연초에 비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추세를 볼 때 9.10 대책으로 아파트 인기도 되살아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정부는 이 대책에 부동산 거래 시 발생하는 취득세를 과표금액 구간에 따라 최고 75%, 최저 25% 감면해주는 방안을 담아 지난 달 24일자로 소급적용, 시행키로 했다. 또 미분양주택에 대해서는 향후 5년 간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주는 방안도 함께 포함됐다.
이에 따라 업계는 올 연말까지 부동산 거래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황기와 달리 불황기에는 취득세로 아낄 수 있는 수백만원이 매수심리를 충분히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융기관 등 부동산을 담보로 한 채권 소유자들 역시 담보에 대한 경매청구를 자제할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경매는 1~2회 유찰을 거쳐 가치가 절하되면서 회수 가능한 채권액도 동반 감소하기 때문에 채권자 입장에서는 매각을 통한 채무변제에 비해 메리트가 떨어지는 게 사실.
지금까지는 아파트 등 주택을 중심으로 부동산경기가 얼어 붙으면서 매각을 통한 채무 변제마저 불가능해진 탓에 경매에 넘겨서라도 채권액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9.10 대책으로 부동산 매매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자연스럽게 경매청구 건수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인 경매물건 감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증가세를 보여 `하우스푸어` 등 우려를 낳았던 수도권 소재 주택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 3분기 경매장에 나온 수도권 소재 주택은 1만4353개로 전분기(1만4794개)에 비해 소폭(2.98%, 441개) 줄었다. 전국 시장에 비하면 감소폭은 적지만 물건 감소가 대부분 9월에 집중돼 있어 주목된다. 9월 수도권 주택 경매물건 수는 4529개로 전월(4953개) 대비 8.56%(424개) 줄었다.
수도권 소재 주택 경매에 응찰한 입찰자 수도 특기할만한 흐름을 보였다. 1분기 1만9825명, 2분기 1만8393명에 이어 3분기 역시 1만7597명으로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감소폭이 눈에 띄게 줄었다. 1분기 대비 2분기 입찰자 감소율은 7.22%였지만 2분기 대비 3분기 입찰자 감소율은 4.32%로 2.9%p 줄었다.
월별로 보면 9월 입찰자가 6461명으로 전월(5713명) 대비 13.09%(748명) 늘었다. 9월 입찰자 수 증가가 분기별 입찰자 감소율을 줄인 것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7월(5454명)에 비하면 입찰자 수는 19.14%(1038명) 늘어난 것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은 “9.10 대책 시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동산경매 역시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이 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쯤이면 거래 활성화 정도가 가시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