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사회연구원이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불(난)임 부부는 8만 7000쌍으로, 8쌍 중 1쌍이 불(난)임 부부다. 불임부부의 증가도 문제지만 대표적인 가임 연령인 30대 여성의 불임률과 남성 불임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사실은 불임이 더 이상 개인 혹은 가족만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임신은 건강한 정자와 난자, 수정 가능한 난관과 아기를 받아 키울 수 있는 자궁이라는 전제 조건에 건강한 성생활이 더해져 이루어진다. 하지만 생식구조가 정상의 완벽함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임신이 되지 않는다면 기능상의 부수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건강한 부부가 임신을 계획하고 노력했을 때 정상 임신율은 통상 한 싸이클당 20~25% 정도로 알려져 있다. 3개월 내에는 약 52% 정도가 임신에 성공하며, 6개월 정도가 되면 약 72%, 일 년 내에 임신이 되는 확률은 85% 정도가 된다. 물론 이것은 배란 시기를 즈음하여 주당 2~3회 이상의 정상적인 노력을 했을 때의 결과다. 통상 일 년 이상을 기다려도 임신이 되지 않는 나머지 15% 정도는 생활습관을 개선함과 동시에 이상 유무를 점검해야 한다.
<채식위주의 저칼로리 식단도 불임의 원인>
남성 불임의 대표적 원인으로는 무정자증을 들 수 있고, 여성의 경우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조기폐경, 나팔관 이상 등의 구조적인 문제와 더불어 호르몬 이상으로 인한 불임을 들 수 있다. 심한 스트레스 등 감정의 변화는 대뇌의 시상하부를 통해 성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배란 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편식이나 비타민 B12 결핍도 불임과 유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식위주의 저칼로리 식단을 오래도록 유지하는 식습관은 성호르몬 분비에 이상을 초래할 수 있고 과도한 비만, 단기간의 급격한 체중증가는 배란장애의 요인이 된다. 무리한 운동이나 심한 다이어트는 신경내분비학적 변화를 야기한다. 기타 생식기 질환 또는 빈혈과 당뇨병을 비롯한 갑상선 기능의 이상이나 고프로락틴혈증 등의 전신질환도 임신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불임, 부부 공동의 노력 필요>
과거에는 불임의 원인을 여성에게 전적으로 전가해왔으나 남성과 여성 모두 불임의 원인요소를 각각 35-40% 정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불임은 부부 모두의 책임으로 보고 함께 극복하려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불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단 원인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신적인 문제가 동반되어 있을 경우에는 그 문제를 먼저 해결해 스트레스 요인을 최대한 없애는 것이 좋다.
배란장애 등에는 약물치료를, 난관폐쇄 등의 구조적인 문제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과 같은 보조생식술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한세열 불임센터 소장은 “불(난)임부부가 증가하고 있으나 다행인 것은 수년전부터 국가 차원에서 인공수정과 체외수정술을 시도하는 불임부부들에게 대대적인 경제적 도움을 주고 있으므로 의지만 있다면 불임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과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