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發) 미세 먼지가 5일 오전에도 서울·경기 등 수도권 하늘을 뿌옇게 뒤덮을 전망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5일 오전에 중국 산둥반도 인근에서 약한 미세 먼지바람이 추가로 불어와 전날부터 남아 있던 미세 먼지와 합쳐질 전망"이라며 "이 때문에 수도권 미세 먼지 농도는 5일 오전까지 '약간 나쁨(81~120㎍/㎥)' 상태가 될 전망이고, 5일 오후부터는 남부 일부 지역까지 미세 먼지 농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 하지만 국립환경과학원의 예보는 하루 평균치여서, 실제로 시민들이 느끼는 미세 먼지 오염은 시간대별·지역별로 이보다 훨씬 심할 수 있다. 따라서 미리 황사 마스크 등을 준비했다가 착용하라고 환경 당국은 설명했다.
◇4일 미세 먼지 농도, 올겨울 들어 최고치
중국 베이징과 산둥 반도 인근에서 날아온 오염 물질 탓에 4일 서울의 미세 먼지 농도는 올가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1시 서울(불광동 기준)의 미세 먼지 농도는 169㎍/㎥까지 치솟아, 지난달 23일 오전(165㎍/㎥)에 세웠던 기록을 넘어섰다.
특히 4일엔 국내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서 나온 국내 오염 물질까지 합쳐지고, 바람이 잠잠해서 오염 물질이 대기 중에 꽉 찬 상태로 누적돼 오염이 심해졌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강서구는 오후 1시 한때 미세 먼지 농도가 198㎍/㎥까지 오르는 등 편차가 심했다. 서울시는 초미세 먼지(PM-2.5)의 평균 농도가 2시간 이상 높은 상태를 유지하자 '주의보 예비 단계'를 발령했다. 주의보 예비 단계는 초미세 먼지 농도가 60㎍/㎥ 이상 2시간 넘게 지속되면 발령한다.
◇식약처 허가 황사 마스크 써야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파는 '황사 마스크'는 최근 대기 오염의 주범인 미세 먼지(PM-10)와 초미세 먼지(PM-2.5)를 80% 이상 걸러낼 수 있다. 하지만 일반 마스크는 미세 먼지를 거의 걸러내지 못한다.
황사 마스크를 고를 땐 마스크 포장 부분에 '의약외품, 황사 방지용'이란 문구가 있는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이 문구가 있어야 식약처가 허가한 제품이다. 이런 제품들은 일반 마스크와 달리 정전기를 일으키는 특수 필터가 들어 있어 미세 먼지를 걸러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가격은 1매당 2000~3000원이다.
황사 마스크는 크게 컵형과 접이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어떤 형태의 황사 마스크든 코 부분을 밀착시켜 공기가 새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일회용이기 때문에 세탁해서 쓰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식약처 설명이다.
서울시는 미세 먼지가 높은 날에는 등산·축구 등 장시간 외부에서 하는 활동은 피하고, 특히 노약자나 심폐질환자는 외출을 가능한 한 피하라고 권했다. 흐르는 물에 코를 자주 씻고, 집 안에서도 창문을 닫은 채 실내에서 빨래를 말리는 것이 미세 먼지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다.
한편 환경부는 중국발 미세 먼지로 국내 대기 오염 문제가 심각해지자, 오는 12일부터 중국 측 실무진과 '정책 대화'를 할 계획이다. 남광희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관은 "국내 실무 대표단이 중국에서 '한·중 대기보호 민관 합동 간담회'와 '동아시아 대기 오염 해결 및 환경 보호 산업 국제협력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