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해인 송시아 대표(왼쪽)와 닥터스 박갑도 대표가 각 회사의 주력 상품인
팩 형태의 여성청결제인 궁팩과 천연성분의 두피케어 제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최문수 기자 / 말레이시아 공주도, 북한 영부인도 반했다. 이 여인들의 마음을 훔친 주인공은 해인의 '궁팩'이다. 이 물건은 여성건강을 위해 필수 아이템으로 꼽히는 청결제를 팩의 형태로 만든 것으로 한국을 넘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 착륙했다. 이제 중국시장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두피는 제2의 자궁'이라고 한다. 샴푸나 린스에 들어간 화학성분이 모공에 축적되고 혈관을 거쳐 자궁에 안착, 결국 여성건강을 괴롭힐 것이라는 닥터스 박갑도 대표의 표현이다. 그는 그야말로 '천연성'에 꽂혔다. 자연으로 '두피'와 '자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건강'을 챙길 채비는 끝, 사냥터에서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해인과 닥터스는 어딘가 모르게 맥을 함께한다. 그럴 법도 한 게 두 벤처기업의 각 대표인 송시아, 박갑도는 백년해로를 언약한 부부이면서 상생 관계에 놓인 사업파트너이기 때문이다. 3일 두 사람을 만나 '인생의 동반자'로 걸어온 그동안의 생생한 여정을 들어봤다. 

다음은 두 대표(해인 송시아 대표, 닥터스 박갑도 대표)와의 일문일답.

-박 대표가 '닥터스'를 창립한 배경은.

"현대그룹에서 10년 동안 일하면서 故 정주영 회장처럼 기업을 일궈보겠다는 포부를 안고 퇴사한 뒤 여러 가지 일을 하다가 지난 2009년 '국제뷰티산업창업연구원'이라는 비영리단체를 설립했습니다. 당시 여성 일자리에 집중했고, 레드오션인 헤어 분야보다 두피 시장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지난 2010년 한국외국어대학교 인근에 14평 정도의 센터를 오픈해 기적을 일궈냈죠.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미용실은 6개월 평균 매출이 400만원밖에 안됐어요. 주변에 있던 미용실들도 비슷한 사정이었죠. 근데 저희는 첫 달에 5600만원, 다음 달엔 4900만원, 또 그 다음 달엔 6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입소문이 돌면서 미용전문잡지와 인터뷰도 했는데 이후에 미용실 원장들이 한 분씩 찾아와 프랜차이즈를 내달라고 했어요. 근데 이 사업을 전반적으로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임상 데이터도 부족했기 때문에 확신이 없어 돌려보냈어요. 지난 2011년부터 데이터가 나오기 시작해 2012년 3월을 시작으로 그 해에만 46곳의 가맹점을 오픈했습니다. 작년 7월에는 63호점까지 늘었어요. 짧은 시간에 성장한 것 같지만, 제품을 연구한 기간을 포함해 4년 가까이 준비하면서 일궈낸 기적입니다."

-제품 개발 때 천연성분을 고집한 이유는.

"지성인 두피에 건성용 샴푸를 쓰거나 건성인 두피에 지성용 제품을 쓰면 각각 독이 돼 상태에 맞춰 잘 사용해야 합니다. 이탈리아는 샴푸 종류가 5가지인데 이 부분을 벤치마킹했습니다. 원가 상관없이 가장 주요한 성분을 넉넉히 넣어 제품을 만들었어요. 근데 처음에 위탁생한업체에서 주문한 것과 다르게 주요성분을 적게 넣는 바람에 아내인 송시아 대표와 함께 직접 만들게 됐습니다. 제품 개발은 아토피에서 답을 찾았어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의 피부트러블 현상이 아토피인데 병원에서 스테로이드제를 처방하면 증상이 호전되는 듯 보이다 결국 더 강력해지는 걸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아토피가 심하면 공기가 깨끗한 강원도, 제주도나 해외로는 호주, 뉴질랜드로 이민을 가곤 하죠. 저희는 샴푸를 개발할 때 계면활성제를 빼고 천연재료를 넣었어요. 이 제품을 사용하면 처음에는 거품이 잘 안 나요. 3~6개월 정도 사용해야 기존에 머리카락에 붙어있던 실리콘 등의 유해성분이 전부 떨어져 나가면서 잔거품이 일어납니다. 머리카락이 덜 빠지는 효과도 있어요. 가격은 일반 제품들보다 높지만, 수입제품들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에요. 원가보단 실질적인 효과 부분을 생각하다 보니 가격을 낮게 맞추기가 어려워요. 근데 저희 제품을 한 번 써보고 효과를 본 분들은 또 찾으시더라고요."

-송 대표가 여성청결제를 팩으로 만들게 된 계기는.

"'해인'의 주력상품인 '궁팩'은 부모님이 피부재생 화장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화장품 회사에서 연구원으로 있었는데 제품들이 특수해 고가의 샵에서 사용됐어요. 근데 원장들이 문의를 가장 많이 한 게 마사지를 할 때 맡는 여성 특유의 냄새를 없앨 제품을 개발해달라는 거였어요. 그래서 청결제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 계면활성제를 넣어 만들었는데 건조해지는 등 오히려 안 좋아져서 패드와 앰플로 여성건강을 관리하는 '궁팩'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주요성분들이 들어간 2개의 앰플 중 하나는 외음부를 닦고, 다른 하나는 각각 따로 멸균된 패드에 적셔 착용하면 됩니다. 이 제품을 인하의대와 협력을 맺어 임상시험을 했는데 여성의 대표적인 질환 원인인 칸디다균을 99.9% 멸균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어요. 실제로 이걸 쓰면 여성 특유의 냄새도 없어질 뿐 아니라 생리양도 많아지고 각종 질환의 발생 위험이 적어집니다. 이 제품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 말레이시아 공주가 사용하고 있어요. 말레이시아 공주는 현지 바이어가 선물해 쓰고 있고, 리설주는 한 지인이 북한에 가면서 말레이시아 황실에서도 취급하는 제품이라고 소개하며 줬다고 합니다. 둘 다 굉장히 좋아한다고 하더라고요."

-'닥터스'와 '해인'의 해외진출 현황은 어떤가.

"국내시장도 중요하지만, 작년부터 해외로 눈을 돌렸어요. 지금은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중국 등에 저희 제품을 일부 수출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경우 현지에서 300개 넘는 미용실을 운영하는 한 회사가 조인트벤처를 하자고 먼저 제안해왔어요.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해 운영하고 중국에 함께 진출하자면서요. 아직 이 제안을 받아들이진 않았습니다.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요. 중국은 기대가 크기 때문에 저희가 수출하려고 가장 노력하는 국가예요. 그래서 바로 진출하고 싶긴 하지만, 중국이 자국을 보호하기 위해 제재를 강화하고 있어 인허가를 받기도 어려워요. 중국이 제도를 계속해서 바꾸는 것도 진출의 걸림돌이 되는 이유 중 하나죠. 특히 중국은 제품을 따라 만드는 속도가 정말 빨라요. 중국에서 변호사를 고용해 인허가를 받으려면 속성으로 해도 3~6개월이 걸리는데 그 사이에 비슷한 제품이 출시됩니다. 저희가 개발한 궁팩도 한 홍콩박람회에서 비슷한 제품이 나와 깜짝 놀란 적이 있어요. 더구나 한국 모 여교수가 만든 제품이라고 홍보하더라고요. 한국에서는 이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곳은 저희가 유일한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