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직장인 박모(29·여)씨는 극심한 복통을 호소했다. 평소 위염 증세가 있던 박씨가 먹은 매운 라면이 원인이었다.
최근 매운 라면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매운 라면을 자주 섭취할 경우 자칫 위 건강에 해를 가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현대인의 주적, 스트레스에 매운 라면 한 그릇이면 쌓였던 근심 걱정이 해소되리만큼 맛 좋은 매운 라면이 그야말로 출시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국물이 없는 볶음 라면부터 청양고추보다 매운 핵폭탄 급 매운 라면까지 그 종류도 수십 가지로 라면업체에서는 앞 다투어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실제 국내 매운 라면의 스코빌지수(SHU) 분석 결과 팔도 틈새라면이 8557SHU를 기록하며 가장 매운 라면으로 기록됐다. 스코빌지수는 고추류에 포함된 캡사이신의 농도를 스코빌단위(Scoville Heat Unit)로 계량화한 것을 말한다.
이어 이마트 하바네로라면이 5930SHU로 2위를 차지했고 오뚜기 열 라면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최근 국물 없는 매운 라면의 성장세에 힘입어 소비자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는 삼양 불닭볶음면도 4044SHU로 4위를 차지했다.
청양고추의 맵기 정도인 4~7000SHU를 기준으로 뒀을 때 국내 매운 라면은 상당한 수준의 맵기를 자랑한다.
반면 매운 라면이 위 점막을 손상시키는 등 위 건강에는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특히 국내 위염 환자가 600만명에 육박하면서 위염이나 위궤양 등 위장 질환 환자들이라면 더욱 매운 라면 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당부된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이문성 교수는 "매운라면과 위장 질환이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는 볼 수 없으나 위궤양이나 위염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며 "말 그대로 위궤양이나 위염을 앓고 있는 환자는 매운 라면이 상처 부위에 고춧가루를 끼얹는 격으로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매운 라면의 섭취 전 위점막 보호제를 복용한다거나 우유를 마셔 사전에 위장 질환 예방을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조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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