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에 심한 졸음을 유발하는 춘곤증 못지않게 가을만 되면 '추(秋)곤증'으로 맥을 못추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가을에 나타나는 '추곤증'은 수면의 질이 떨어져 생기는 계절성 질환으로 갑작스러운 외부환경의 변화에 생체리듬이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발병한다.
가을이나 겨울같이 건조한 환경에선 코의 점막이 마르기 쉽다. 이에 자신도 모르게 코골이가 심해지고, 입을 벌리고 자는 구강 호흡을 하게 돼 숙면이 어려워진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밤에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나와 숙면을 돕고, 새벽부터는 코티솔이 나와 뇌 등 신체 장기를 각성시키지만, 요즘처럼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질 때는 이러한 호르몬 균형이 무너져 생체리듬이 깨지기 쉽다"고 말했다.
추곤증을 앓으면 심한 졸음, 피로감,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 등 실생활에 악영향을 미치는 증상에 시달린다.
또한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에도 잘 걸리고, 불면증 등 심각한 수면 장애로 이어지기도 한다.
추곤증을 막기 위해선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무조건 많이 자는 것보다는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푹 자기 위해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코의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건조함을 막기 위해 방안 습도를 50~60%로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당분이 많이 들어 있는 탄수화물은 피하고,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과 해조류를 많이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해조류에는 필수아미노산과 피를 만드는 조혈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머리를 맑게 해준다.
한진규 원장은 "생체리듬이 망가지기 쉬운 가을철엔 종일 몽롱하며 잠이 쏟아진다고 하소연하는 환자들이 평소보다 20% 정도 증가한다"며 "이럴 경우 수면장애 증상이 주된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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