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대 피해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세스코 제공)
# 서울 종로구에 사는 회사원 김OO씨(34세)는 얼마 전 지방 출장을 다녀온 뒤 이상한 증상을 경험했다. 자고 일어나면 뭔지 모를 것에 물린 자국이 온몸에 나타났던 것. 이후 극심한 가려움에 병원을 찾은 결과 얼마 전 묵었던 숙박업소에서 '흡혈빈대'의 숙주가 돼 빈대와 함께 집으로 돌아 온 것이다.
1970년대 이전에는 DDT와 같은 강력한 살충제로 벌레들을 퇴치해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빈대가 거의 전멸됐지만, 이후 DDT 대신 인간에게 유해하지 않은 살충제로 약제가 전환됨에 따라 2000년대부터 이런 살충제에 내성을 가진 빈대가 다시 창궐하기 시작했다.
세스코에 따르면 빈대 모니터링 건수는 지난 2007년 이후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3년 1월부터 7월까지 모니터링 된 빈대수가 2012년 한 해 동안 발견된 건수보다 무려 44%나 높게 나타났다.
빈대는 마치 뱀파이어처럼 낮에는 거의 보이지 않다가 밤에 나타나 사람의 몸을 무는데, 하룻밤에 500회까지 흡혈을 하며 배를 채운다.
이 과정에서 빈대가 가진 병원성 세균은 국지적인 심각한 발진과 소양증, 수포, 두드러기, 구진 등을 유발해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또한 심각한 피부 손상과 2차 감염에 의한 피부 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며 정신쇠약과 불면증까지 유발하기도 한다.
눈으로 쉽게 식별하기 어려울 만큼 작은 빈대는 2마리 유입만으로 90일만에 성충 302마리, 알 970개로 늘어날 정도로 번식력이 강하며 약 180일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도 살 수 있을 만큼 생명력도 끈질기다.
빈대는 주로 카펫이나 침대의 매트리스와 다리에서 살기 때문에 매트리스에 빈대가 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갈색의 점들이나 핏자국이 보인다면 빈대가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반드시 방을 바꾸거나 숙소를 옮기는 것이 좋다.
또한 여행가방이나 옷을 침대 위나 카펫에 내려놓지 않아야 빈대가 옮겨 붙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여행 후 옷들은 반드시 드라이클리닝하고 소지품은 모두 고온 처리하는 것이 안전하며, 가정에서는 헤어드라이어를 활용해도 좋다.
세스코 위생해충기술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해외여행객이 증가하고 해외여행 또한 빈번해지면서 한국도 빈대 피해에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며 "해외여행은 물론 국내에서도 숙박업소를 이용할 계획이 있다면 빈대 예방수칙을 숙지하고 여행에 돌아와서도 빈대가 집으로 옮겨 오지 않도록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빈대가 발생했다면 하루 속히 전문 방제서비스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김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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