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년간 수막구균성 수막염의 연령별 발생수. (자료=질병관리본부 감염병 웹통계)
48시간 내에 사망할 수 있는 질병인 '수막구균 뇌수막염'이 1세 여아에게서 발견돼 위험성이 재차 제기되고 있다.
한국수막구균성뇌수막염센터는 지난달 23일 충남 아산시에 거주하는 1세 여아에서 수막구균 뇌수막염이 발병한 것을 확인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수막구균 뇌수막염이란 뇌와 척수를 둘러싼 막이 수막구균에 감염되는 세균성 뇌수막염의 일종이다. 수막구균에 감염되면 10명 중 1명은 증상이 나타난 후 48시간 내에 사망하고, 5명 중 1명은 사지절단, 뇌손상, 청각장애 등으로 평생 고생할 만큼 위험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수막구균 뇌수막염은 한 해 평균 10건 내외로 발생하며, 올해 수막구균으로 인한 사망환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질병은 올해 들어 4번째, 1세 여아에서는 두 번째로 발생해 영유아를 둔 부모는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영유아기에 이 병에 걸리면 학습 장애나 성장불균형 등 후유증이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수막구균센터 이정준 회장은 "전 세계 수막구균 뇌수막염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막구균 뇌수막염은 생후 6개월 이하에서도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는 수막구균 질환 증상을 바르게 알고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수막구균 뇌수막염의 주요 증상이 감기와 유사해 해당 질병을 가볍게 넘기고 병원을 찾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아이가 수막구균 뇌수막염에 걸려 발진 등을 호소했으나, 보호자는 고열로 인한 열꽃으로 오인하고 바로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지난 2011년 논산훈련소에서 훈련병 2명이 수막구균 뇌수막염에 걸렸지만, 의무실에서 감기로 착각해 타이레놀을 처방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후 군대에서는 신입훈련병을 대상으로 수막구균 백신을 의무화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환종 교수는 "수막구균 뇌수막염의 초기 증상은 고열, 두통 등 감기와 비슷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환절기에 고열 또는 두통을 호소하면 단순 감기로 오인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영유아의는 의사표현에 서툴기 때문에 38도 이상의 열이 지속되고 머리를 자주 만진다거나 발진이 있다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수막구균 뇌수막염은 예고 없이 발병할 수 있고 일단 발병하면 진행이 빨라 치료시기를 놓치기 쉬우므로 사전예방이 필요하다.
국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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