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낭성난소증후군 그래프. (사진=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정은정(27)씨는 평소 생리주기가 불규칙했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다. 그러다 최근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서 잘나지 않던 여드름이 나고, 갑작스럽게 체중이 증가했다.
생리주기가 더욱 불규칙해져 3개월이 지나도록 생리가 없거나, 어떤 달은 약간의 출혈만 있을 뿐 그냥 지나가는 달도 있었다. 불안감을 느낀 정 씨는 병원을 찾았고, '다낭성난소증후군(polycystic ovarian syndrome, PCOS)' 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정씨처럼 생리불순으로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어 진료비를 지출하는 20~30대 여성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1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생리불순과 관련된 '무월경, 소량 및 희발 월경(N91)'의 건강보험 진료비가 2008년 90억 9000만 원에서 2013년 107억 원으로 연평균 3.3%, 전체 20% 증가했다.
연령대별 환자 수는 여성 인구 10만 명당 20대가 4298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3347명, 40대 1479명 순이었다.
이는 여성들의 극심한 스트레스나 무리한 다이어트, 식습관 변화 등으로 생리주기나 양이 불규칙해지고, 배란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엔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생리불순의 원인으로 진단받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산부인과 정재은 교수는 "20~30대 미혼여성에서 나타나는 무월경, 희발 월경의 주 원인은 다낭성 난소증후군과 스트레스나 체중 감소에 의한 시상하부 장애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 미국생식내분비학회(American Society of Reproductive Medicine, ASRM)와 유럽불임학회(European Society of Human Reproduction and Embryology, ESHRE)는 다낭성난소증후군 진단 기준을 만성 무배란, 임상적 또는 생화학적 고안드로겐혈증, 그리고 커진 난소의 가장자리를 따라 10여 개의 작은 난포가 염주모양을 하고 있는 양상의 세 가지 기준 중에서 두 가지 이상을 만족하는 경우로 정의했다.
질환의 발생 자체를 예방하는 방법은 없지만 비만인 경우 고안드로겐혈증의 임상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여러 가지 증상과 징후들이 나타나는 내분비질환으로 여성의 일생동안 복합적인 증상으로 나타난다.
사춘기엔 다모증, 여드름, 불규칙한 월경, 비만 등이 나타난다. 가임기 여성은 월경이상과 불임, 인슐린 저항성을 보이며, 폐경 이후엔 자궁내막암이나 대사성 질환,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을 증가시킨다.
강동경희대학교 한방병원 한방여성건강클리닉 박경선 교수는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심할 경우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스트레스와 다이어트, 식습관의 변화가 많은 20~30대 여성이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특히 한국여성은 서양여성과 달리 다낭성난소증후군이라 할지라도 여드름과 다모증, 비만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강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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