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12월 초부터 4대문 안 도심 버스 정류장이나 건널목 주변 암은행나무 가로수를 일부 제거키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은행나무 악취 민원이 크게 증가해 시범적으로 도심 버스 정류장이나 건널목 주변의 암은행나무 33그루를 걷어내기로 했다”며 “제거한 채로 내버려두든지 아니면 대신 수은행나무를 심든지 주변 상황에 맞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시는 암은행나무 교체용으로 수은행나무 십수 그루를 준비해놓고 있다. 은행나무 가로수는 지난 1986년 아시안게임 직전에 대량 보급됐는데 묘목 단계에선 암수 구분이 쉽지 않아 암수 구분 없이 식재됐다. 또 당시에는 은행 열매 악취로 인한 폐해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암수 구분을 할 수 있어 수은행나무를 선별적으로 심을 수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나무 대신 다른 나무를 활용하는 방안은 도시 미관을 해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내부 논의 과정에서 배제됐다”며 “다만 신규 조성 가로수에선 원칙적으로 은행나무는 제외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서울 보도에 심어져 있는 암은행나무는 대부분 성목이기 때문에 휴면기에 들어갈 때 이식하는 게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해 때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시는 도심 지역에서 제거된 암은행나무들을 공원 등 서울 시내 곳곳에 옮겨 심을 계획이다.
시는 이와 함께 해외에서 열매 수거 기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과수원에서 주로 사용되는 것인데 이를 암은행나무 가로수 악취 관리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다. 은행 열매가 보도 위에 떨어지기 전에 열매를 붙은 채로 미리 따버리면 악취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발상에서다. 하지만 열매 수거 기기를 활용한 암은행나무 관리 계획 역시 시험적 측면이 강하다. 기기 도입 비용, 악취 해소 효과, 인력 운영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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