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가운데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동지(冬至)'다.
동짓날이 되면 사람들은 팥죽을 쑤어 먹는다. 동지와 팥죽은 어쩌다 때려야 땔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동짓날에 죽어 역귀가 된 아들이 생전 팥을 두려워 해 팥죽을 쑤어 귀신을 쫒았다"고 하는 중국 풍습이 우리나라에 전래돼 조상들은 동짓날이 되면 팥죽을 쑤어 제사를 지내거나 대문에 뿌려 귀신을 쫓아 무사안일을 빌고, 이웃과 나눠먹으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무시무시한 유래와는 달리 팥죽에는 다양한 효능이 있다.
팥에는 비타민 B1을 비롯해 마그네슘 칼륨 아연 엽산 인 철분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팥 껍질에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주는 '사포닌'과 항산화 효능이 있는 '안토시아닌'이 함유돼 심장병 예방과 활성산소 제거, 노화 방지, 암 발생 억제 등에 효과적이다.
식이섬유도 풍부해 적은 양을 먹어도 포만감이 높아 다이어트 음식으로 인기다. 소화를 촉진시켜주고 체내 불필요한 노폐물을 배출시켜 연말 모임이나 회식으로 술을 자주 마시는 회사원과 현대인들에게 좋다.
옛날에는 동짓날을 '작은 설'을 뜻하는 '아세(亞歲)'나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 부르기도 했다. 이날을 기점으로 태양이 다시 부활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어 '동지가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팥죽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는 말도 전해진다.
올해 동지는 음력 11월1일로 '애동지(兒冬至)'에 해당하는데, 음력 11월10일 이전에 오는 동지를 아기동지, 애기동지 등의 의미를 나타내는 애동지라 일컫는다.
애동지 때는 아이들이 팥죽을 먹으면 좋지 않은 일이 생긴다는 미신도 있어 이날 아이들은 팥죽 대신 팥떡을 먹곤 했다. 반면 동짓달 중순에 들면 '중동지(中冬至)', 동짓달 하순에 들면 '노동지(老冬至)'라고 한다.
팥죽을 먹을 때 설탕을 넣을까 소금을 넣을까 고민하게 되는데, 설탕보다 소금을 넣는 것이 낫다.
차움 병원 가정의학과 서은경 교수는 "단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팥죽에 설탕을 듬뿍 넣어 먹곤 하는데, 설탕 자체 열량이 높기 때문에 다이어트 효과가 떨어진다"며 "건강을 생각한다면 아무것도 넣지 않고 먹는 게 좋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팥과 찹쌀이 당 지수가 높은 음식은 아니지만, 곡물류라 장이 약한 사람들이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설사를 할 수 있다"고 주의를 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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