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웃 혹은 모르는 사람들과 각종 비용을 절반씩 부담해 생활하는 ‘하프셰어족’이 늘고 있다.
이웃뿐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 처음 만난 사람과 음식부터 각종 생활용품을 함께 구입해 생활비를 절감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대학생들은 학교 커뮤니티에 음식 나눔 제안 글을 올려 파트너를 찾기도 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사는 대학생 이모(26) 씨는 “피자나 치킨 등 혼자 먹기에 양이 많은 음식을 시킬 때 학교커뮤니티에 ‘치킨 나눔할 학우를 찾는다’는 글을 올리곤 한다”며 “같은 학교 학생들이기 때문에 밤늦게 만나도 안전하고, 무엇보다 절반씩 비용을 부담하니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 윤모(여·26) 씨는 지난해 소셜커머스에서 한 잔 가격에 두 잔을 마실 수 있는 커피 쿠폰을 구입했다. 쿠폰사용 만료기간이었던 지난 10일 윤 씨는 대학교 커뮤니티에 쿠폰을 함께 쓸 동문을 찾는 글을 올렸고 불과 30분 만에 구매 희망자와 연락이 닿았다. 윤 씨는 쿠폰을 사용할 카페 앞에서 구매 희망자를 만나 쿠폰 가격 절반을 건네받았다.
이렇듯 식음료뿐 아니라 생활용품이나 인터넷 공유기조차 나눠 쓰는 1인 가구도 있다. 같은 층 사람들과 세탁기를 함께 쓰는 원룸에 사는 직장인 안모(31) 씨는 대량구매 시 할인되는 세제를 같은 층 사람들과 공동구매한 뒤 세탁실에 비치해 사용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서 혼자 살고 있는 대학생 홍모(24) 씨는 지난해 원룸에 무선인터넷 공유기를 설치하며, 같은 건물 옆방 세입자와 함께 구입해 반값만 부담했다.
김문조(사회학) 고려대 교수는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이 30%에 육박하다 보니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제하고 싶어하는 근본적인 욕구가 억눌려 있다가 공동 경제활동을 통해 발현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