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ℓ당 1400원대로 떨어졌지만 카셰어링 업체들이 km당 요금을 받는 주행비용은 여전히 그대로다.
카셰어링은 10분, 30분 등 시간 단위로 필요한 만큼 차를 빌려 타는 차량 공유 서비스다.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신청을 하면 지정된 장소에 가서 차를 빌릴 수 있다. 대부분 카셰어링 업체들은 고객들에게 주유전용카드를 제공해 주유비를 부담하는 대신 Km당 주행요금을 따로 받는다.
대표적인 카셰어링 업체인 쏘카 관계자는 "대여요금은 차량 구매 가격, 보험료, 관리비 등이 포함된 요금이고 주행요금은 주유비 개념으로 받는 돈"이라며 "주행요금은 차량별 연비, 주행패턴 등을 고려해 책정한다"고 설명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에 900여개의 지점이 있는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의 주행요금은 경차 170~190원, 소형차 180~200원, 준중형차 170~200원, 중형차 200~250원 등이다. 쏘카의 경우 경차는 180~190원, 소형차와 준중형차는 190원, 중형차는 200원 등이다.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으로 전국의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1493.03원,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1318.59원이다. 주행요금 책정 시기인 2013년 연 평균 휘발유 가격대비 약 22.4%, 경유 가격대비 약 23.8%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자 카셰어링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 카셰어링 서비스 사용자는 쏘카 SNS에 "기름 값이 한두 푼 내려간 것도 아니고 3분의 2 수준으로 내려갔는데 주행요금은 요지부동"이라며 "막상 빌릴 때가 되면 주유비 때문에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계산해보면 주행요금이 실제 주유비보다 비싸다. 강남역에서 서울역까지 왕복 22.44Km를 스파크로 이동할 경우 연비 기준으로 주유비는 약 2986원이다. 그러나 주행요금 기준으로 그린카는 3815원, 쏘카는 4039원이다.
유가 하락에도 업체들은 주행요금을 쉽게 내릴 수 없다고 말한다. 쏘카 관계자는 "수익 구조상 주행요금으로는 수익을 보지 않는다. 실비를 보전하는 정도"라며 "이전에는 마이너스인 경우도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반대로 유가가 올라도 주행 요금은 바꾸지 않는다. 주행요금은 유가의 변동사항과 관계없이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장기적으로 유가가 내려간다면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 주행요금을 내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린카는 유가 하락에 따른 나름의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린카 관계자는 "최근 유가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 비용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를 반영한 주행요금을 산정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