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부가 결혼 20주년을 맞아 여행경비로 차곡차곡 모은 돈 500만원을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해 주위를 따뜻하게 만들었다.
21일 서울 송파구(구청장 박춘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잠실4동 주민센터에 한 모녀가 찾아와 익명을 요구하며 부부 결혼 20주년을 기념해 기부를 결심했다는 말과 함께 성금 500만원을 전달했다.
이 모녀 가운데 어머니는 "평소엔 지로 용지나 온라인 송금, ARS 등을 통해 보이지 않게 기부를 해왔지만, 이번엔 가족 대표로 중학생 딸과 현장을 찾아 기부하게 됐다"며 "자식들이 소외된 이웃에게 온정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부는 결혼기념일(11월 13일)에 맞춰 가족여행을 계획했지만 뜻 깊은 일을 해보자는데 의견을 모았고, 평소에도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틈틈이 기부를 실천해오다 이번엔 자녀와 함께 나눔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주민센터는 성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박 구청장은 "숨은 기부 열기는 추운 겨울의 한파도 녹이는 힘을 지닌다"며 "이러한 익명의 기부가 본보기로 작용해 주변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 데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