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황서영기자] 미국이 요구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
THAAD) 배치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IIB) 가입 문제를 놓고 한국 외교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16일 외교부 청사에서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를 만난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는 먼저 사드와 관련해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미국의 한반도 내 사드 배치 입장에 우리 정부가 반대해 달라는 것이었다.
사드는 우리나라와 북한은 물론 중·미의 이해가 상충하는 사안이다. 정부가 미국 요청대로 주한미군기지 내 배치만 허락한다 해도 중국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게 틀림없다. 그렇게 되면 한·중 관계도 멀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중국의 압박에 호응할 수도 없다. 주한미군이 한반도 전쟁억지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안보정책에 대놓고 반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미가 이 문제에 대해 ‘요청이나 협의, 결정도 없다’는 이른바 ‘3
NO’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것도 중국의 강력 반대 예상에서 기인한다.
중국은 류 부장조리 방한을 통해 이미 사드 견제 수위를 노골적으로 높였다. 사드 체계에 포함된 고성능 X밴드레이더가 중국 대륙 전체를 샅샅이 들여다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류 부장조리는
AIIB 창설 가입국 명단에도 한국의 이름을 올려 달라고 압박했다.
AIIB는 중국이 미국 주도의 세계금융기구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안한 기구다. 사실상 ‘팍스차이나’ 금융시대를 열겠다는 야심이다. 우리는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AIIB에 가입하면 미국은 결코 좋게 봐주지 않을 것이며 현재의 한·미동맹 상태가 이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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