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김준호 기자]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한 청와대 반응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9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한 청와대 입장을 묻는 질문을 받고 이 같이 전했다.
유 원내대표는 전날 8일 연설에서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기조를 정면 비판하고, 대선 당시 제시했던 공약가계부를 더 이상 지킬 수 없는 상황이라고 사과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우리나라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 명연설"이라고 찬사했다. 그런데 정작 청와대는 말을 아끼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무반응'으로 사실상 유감을 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민 대변인은 "(논평을) 삼가한다고 (청와대가) 불편의 심기를 드러냈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렇게 (해석이) 나오면 안 된다, (논평을) 안 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그간 여권 내에서 금기시 됐던 증세 논의를 공론화시킨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부담감을 표출할 뿐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유 원내대표의 연설을 '증세'를 논의해보자는 개인 제안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그는 전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유 원내대표의 연설을) 아주 신선하게 잘 들었다"라면서도 "(중부담-중복지 주장은) 우리 모두 같이 고민하자는 뜻으로 한 얘기이기 때문에 꼭 당의 방침이라고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저부담-저복지냐, 중부담-중복지냐는 국민 모두의 컨센서스(동의)가 형성돼야 한다"라며 "중복지로 가려면 중부담으로 가야 하고 그러려면 증세를 해야 한다"라며 "(유 원내대표는) 그렇게 해서라도 중복지로 가는 게 옳으냐를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이 모여 여야 간 합의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발언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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