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윤준식 기자]일본 기업들이 사상 최대로 쌓아둔 현금과 수익 개선을 발판으로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그 거래 가치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전망했다. 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투자자 리포트에서 "일본의 M&A 활동은 최근에 활발해지기 시작했는데, 우리는 이것이 지속가능한 추세의 시작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M&A 거래가치 비중은 1.8%로 선진국 가운데 아주 낮은 수준이다. 이 비중이 독일의 4%까지 오르게 되면, 일본의 M&A 시장 규모는 지난해 9조엔에서 21조엔(약 191조원)으로 2배 이상 확대될 것이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에 일본 기업들의 해외 M&A는 3조9000억엔으로, 9년래 최대폭인 전년동기 대비 76% 증가했다고 골드만삭스는 M&A 자문사 레코프의 데이터를 인용해 전했다고 덧붙였다. 가장 최대 규모의 M&A는 일본우정공사가 지난 2월 호주의 톨 홀딩스를 51억달러에 매입한 것이다.
같은 기간 동안, 전세계 M&A 거래는 28% 오른 6068억달러를 기록했다. 액센추어 스트레터지의 매니징 디렉터 요코타키 다카시는 "성장의 원천으로 해외 M&A를 추구하는 일본 기업들의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되고 이 같은 M&A 사례는 올해에 내년에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일본 기업들은 투자를 꺼려왔고 현금을 묵혀둬 왔는데 풍부한 현금이 역외 M&A를 촉진시키는 주요 원인이다"고 밝혔다.
기업 지배구조 규정에 대한 최근의 개혁도 일본 기업들로 하여금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고 보유 현금을 사용하도록 압박을 넣고 있는 요소다. 2014회계연도 기준으로 현금 보유액은 사상 최대인 87조엔이다. 이어 낮은 성장 잠재력도 M&A를 부추기는 요소다. 일본 경제는 올해는 0.8%, 내년에는 1% 성장이 예상되는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3개 회원국 평균인 2.3%와 2.6%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정체돼 있거나 위축되고 있는 국내 시장을 감안해 일본 기업들은 성장을 촉진시키고 장기 시너지를 도모하기 위해 M&A 기회를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