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윤병주 기자]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정국을 강타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의원과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이 14일 서로 다른 '관전평'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이날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을 시작하면서 이완구 국무총리를 답변석으로 불러낸 뒤 답변을 요구하지 않은 채 이번 사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이 최고위원은 우선 "저는 지금 상황이 하늘이 준 기회라 생각한다"면서 "정치의 부패 뿌리를 뽑기 위해서라도 모든 국민이 납득할 때까지 끝까지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특검이 됐든 또다른 것이 됐든 어떤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끝까지 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 국민이 하나 확인한 게 있다"면서 "성공한 로비와 실패한 로비, 한 정부는 로비가 잘 통했던 정권이고 또다른 정부는 로비가 전혀 통하지 않는 정권이라는 이 극명한 차이를 국민은 목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정치권을 상대로 광범위한 구명 로비를 벌이다 여의치 않자 '리스트'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박근혜 정부가 로비에 엄정하게 대응했음을 입증했다는 게 이 최고위원의 주장인 것이다. 이 최고위원의 발언은 또 시기적으로 노무현 정부 때 성 전 회장이 두 차례 특별사면된 사실과 이번 일을 대비한 것이기도 하다.
반면에 친이(친이명박)계인 이재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요즘 사태를 보니 문득 생각나는 구절이 있다"면서 논어 '위정편'에 등장하는 문구를 인용했다. 그는 '거직조저왕 즉민복(擧直錯諸枉, 則民服) 거왕조저직 즉민불복(擧枉錯諸直, 則民不服)'라는 구절을 소개하면서 "곧은 자를 굽은 자 위에 놓으면 백성들이 따르지만 굽은 자를 곧은 자 위에 놓으면 백성들이 따르지 않는다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친박계를 중심으로 한 여권 핵심 인사들이 이번 사태의 도마 위에 올라 여론 비판에 직면해 있음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했다. 그러나 친이계 맏형으로 통하는 이 대표는 이에 대해 별다른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채 "참으로 음미해 볼만한 구절"이라고만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