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윤준식 기자]강산도 변하게 한다는 10년의 세월이 두번 지나는 동안 우리나라 식음료 업계를 대표하는 '국민 먹거리'의 가격도 급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제과의 쥬시후레쉬 껌이 지난 20년간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상품으로, 하이트진로의 하이트 맥주가 가격이 가장 적게 오른 상품으로 조사됐다.
지난 1972년 출시된 우리나라 1세대 껌인 롯데제과 쥬시후레쉬의 권장소비자가격은 1995년 200원에서 현재 1천원으로 400%나 올랐다. 그사이 중량이 14g에서 26g으로 늘어나긴 했지만 아주 싼 값을 일컬어 쓰던 '껌값'이란 표현은 요즘 시대에 더이상 맞지 않게 된 셈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껌 원료는 100% 수입인데 그동안 원료비와 인건비가 워낙 많이 올랐다"면서 "포장 중량도 과거와 달라져 g당 가격으로 본다면 가격 상승률은 169% 정도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1983년 출시된 '장수스낵' 롯데제과 빼빼로의 가격은 이 기간 300원에서 1천200원으로 가격이 300% 급등했다. 또 다른 '국민간식' 농심 새우깡은 같은 기간 300원에서 1천100원으로 267% 올랐다.
이들 '국민간식'의 가격 상승률은 대중교통 요금과 짜장면 가격 상승률도 훌쩍 뛰어넘었다. 같은 기간 버스와 지하철 요금은 350원에서 1천150원(현금 기준)으로 229% 올랐고, 짜장면 평균 가격은 2천200원에서 4천500원으로 105% 오르는 데 그쳤다.
이들 제품만 놓고 본다면, 가격을 올릴 때마다 공공요금이나 외식비에 비하면 인상 폭이 적다고 항변하던 식품업계의 볼멘소리가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볼 수도 있다. 출시 이후 국내에서만 6억개 넘게 팔린 오리온 초코파이의 한 상자(12개입) 가격은 1996년 1천800원에서 현재 4천800원으로 167% 올랐다. 개당 가격은 150원에서 400원이 됐다.
라면 대표주자 농심 신라면은 한 봉지 당 300원에서 780원으로 160% 올랐고 남양유업 우유(200㎖ 기준)는 300원에서 730원으로 143% 올랐고, 동원 참치는 1990년대 후반 1천100원에서 현재 2천380원으로 116% 올랐다.
주류 등 일부 상품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비슷하거나 못 미치는 정도의 가격 상승만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하이트 맥주 가격(500㎖, 출고가 기준)은 1995년 887.18원에서 1천79.62원으로 21.7% 상승에 그쳤다. 참이슬 소주 가격(360㎖, 출고가 기준)은 1998년 510원에서 현재 961.7원으로 88.6% 올랐다. 하이트 맥주의 가격 변동 추이를 보면 주세율 변동에 따라 2006년에는 가격을 6% 인하하기도 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은 허가사항이 아니고 신고사항이지만, 주류는 정부 통제를 받는다는 인식이 있어서 가격을 올리겠다고 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며 "특히 소주는 서민 물가와 직결된다는 인식 때문에 가격 조정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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