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5·사진)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파문과 관련해 임직원들에게 사과하며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로 삼아달라”고 말했다.
또한 그동안 지적받아온 경직된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사내에 ‘소통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조 회장은 5일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대한항공이 이 자리까지 올 수 있도록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과 고객들을 생각하고, 질책을 달게 받아 잘못을 진심으로 깨닫고 사려 깊은 행동으로 옮겨 더 나은 기업이 되겠다”고 사과하며 “국가 발전과 국민 행복을 위해 더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에게도 "새해 업무를 시작하는 오늘 이 아침, 밝고 희망찬 화두 대신 준엄한 반성과 자성의 말씀부터 드리게 되어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지난해 불미스러운 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그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드린 점, 대한항공을 포함 한진그룹의 모든 임직원 여러분들께 깊이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 자리에서 회사 운영 혁신안도 발표했다. 그는 “시스템을 다시 점검하고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을 바꾸겠다”며 “업무의 자율성을 폭넓게 보장하고 성과에 따라 보상받는 책임경영을 확고히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소통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조 회장은 “회사 내 각 부문 및 사외의 덕망 있는 분들을 모셔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소통 위원회’를 구성하겠다”며 “경계 없는 의견 개진을 통해 기업 문화를 쇄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객들에게 신뢰를 안길 수 있는 대한항공으로 거듭나기 위해, 유연하고 창의적인 기업 문화를 만들어 아닌 것에 대해서는 ‘그것 보다는 이것’이라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 회장의 장녀인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항공기에서 객실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하고 승무원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한 혐의로 구속됐다. 많은 이들은 이 사건이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대한항공의 조직문화에서 비롯됐다며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