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결국 기소됐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근수)는 7일 오후 지난해 12월 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공항행 KE086편 항공기가 이륙을 준비하던 중 여승무원 등을 폭행하고 항공기를 회항하여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내리게 하는 등의 혐의로 조현아 전 부사장을 기소했다.
검찰은 또한 지난달 24일 항공보안법 항공기항로변경죄·안전운항저해폭행죄, 강요, 업무방해 등 혐의에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추가했다.
검찰 조사결과 조현아 전 부사장은 여 상무에게 지시성 질책을 해 결과적으로 국토부 조사를 방해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조 전 부사장이 국토부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면서 여 상무에게서 수시로 보고를 받고 질책을 한 사실이 조사 왜곡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기소에는 여 상무도 "지시한대로 수습하고 있다", "법에 저촉되는 사항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등 조 전 부사장에 수시로 보고하는 등 지속적으로 보고받고 증거인멸을 간접지시했다고 검찰은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선 "꼭 '증거를 지워라'라고 표현하는 것만 지시로 볼 수 없다"며 "표현하기 나름인데 지시한 것으로 봤다"며 간접적인 지시또한 지시로 보고 있음을 밝혔다.
검찰은 또 조현아 전 부사장이 사건 직후 혐의에 대해 부인하며 책임을 사무장에게 전가했다고 밝혔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달 8일 사무장과 기장 등 대한항공 직원들의 국토부 조사 후 객실담당임원인 여 상무와 통화에서 "메뉴얼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하기시킨 게 뭐가 문제냐"며 "오히려 사무장이 사과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항로를 변경한 혐의에 대해서도 항로라는 정의는 없으나 항공보안법 2조에 따르면 문이 닫힐 때부터 문이 열릴 때까지를 '운항'이라고 명시한 점을 들어 운항 중 항로변경이 맞다고 판단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 측에서 지표면에서 200m 상공으로 규정된 '항공로'를 언급하며 항로가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200m 이상만 항로로 적용한다면 200m 이하는 적용이 안된다는 뜻"이라며 "항공기 사고 70% 가량이 200m 이하인 이착륙 시 벌어진다"고 대응했다.
검찰이 JFK 공항 측에서 촬영한 영상을 분석한 결과 항공기가 10m 이상 이동하고 3분간 멈췄다가 다시 회항하는 등 좁은 공항에서 다른 항공기가 많이 다녀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여 상무에 대해서도 증거인멸·은닉죄과 강요죄, 위계공무집행방해죄 등의 혐의가 있어 기소했다. 앞서 구속된 국토부 소속 김모 조사관(53)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참여연대가 수사 의뢰한 조현아 전 부사장의 무료탑승 의혹과 국토부 조사관들의 무료 좌석 업그레이드 논란에 대해서도 곧 수사할 것이다.
이해성 기자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