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경기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의 화재 원인은 오토바이 전기배선 합선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119 신고 전까지 11분가량 화재 사실을 몰라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11일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의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전날 오전 대봉그린아파트 주차장에서 처음 발화한 화재는 김모(53)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1층 주차장으로 진입해 건물 안으로 들어간 뒤 시작됐다.
김씨는 오전 9시 13분 아파트 1층 우편함 앞에 4륜 오토바이를 주차한 뒤 1분 30초가량 오토바이를 살피다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1분쯤 지난 뒤 오토바이 배터리 부근에서 섬광이 번쩍한 뒤 불길이 보였다. 이어 5분여 만에 오토바이는 화염에 휩싸였다.
경찰 관계자는 “오토바이 운전자에 대한 1차 조사를 완료했다”면서 “방화 가능성은 낮아 전기 합선, 정전기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화재 원인을 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오토바이를 살피다 건물 안으로 들어간 이유에 대해 “겨울철이라 키가 잘 빠지지 않아 잠시 시간이 걸렸다”고 진술했다.
정전기에 의한 가능성도 나왔다. 주유소 운영업자 이모씨는 “연료탱크에 많은 양의 정전기가 쌓여 있다”면서 “겨울철 차량 문을 열 때 생기는 정전기는 바로 연료탱크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석원 의정부소방서장은 소방헬기 때문에 불길이 더 확산됐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고층 건물의 화재 시 소방헬기의 구조 및 진화는 기본”이라면서 “건물 외벽이 가연성 자재로 마감돼 외벽을 타고 급격히 확대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봉그린아파트는 보상액 35억 6500만원짜리, 드림타워는 11억원짜리 화재 보험에 가입됐다. 의정부시는 피해 지원을 위해 피해자 생활 실태, 소득 수준, 건물주의 보험 가입 관계 등 전수조사를 하기로 했다. 부상자에게는 치료비 지급 보증을 하고 향후 건물주나 보험사에 대한 구상권 행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해성 기자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