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김진배칼럼] 유머는 몇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는바 우선 감정순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짜증날 일, 싸울 일을 부드럽고 화평한 분위기로 바꾸어준다는 말이다. 기분 나쁠 수 있는 분위기를 바꾸고 상대를 설득하여 내 동조자로 만드는 데는 ‘되치기 유머’가 최고다. 나쁜 분위기, 불쾌한 분위기를 반전시켜라. 이게 유머형 리더의 능력이다.
| 되치기 유머로 선거에 당선쾌거
유세장에서 반대편 청중이 “물러가라.”하며 던진 계란이, 연설을 하던 한 정치인의 얼굴에 맞았다. 그 후보가 웃으면서 대꾸한다.
“계란 참 맛있는데 기왕 던지려면 소금도 던져주시지요.”
그 정치인은 박수와 함께 청중에게 각인되고 그 결과 선거에서 당선되었다.
이러한 되치기 기법의 노하우, 특급 유머 센스를 내 것으로 만들어 보기 위해 좀 자세히 현미경으로 살펴보자. 이러한 유머적 반전은 다음의 3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1. 상대의 공격
2. 상대의 논리 확인
3. 상대의 논리로 상대를 물리침
욕을 먹는 다는 것은 누구라도 속상하고 기분 나쁜 일이다. 그러나 기분 나빠하고 같이 화내고 싸운다면 세상에 평화는 없다. 반전을 시켜보자. 욕 하려면 하라, 그러나 난 필요 없으니 욕을 접수하지 않겠다. 이러한 되치기 유머의 결과 문제가 해결된다.
얼굴에 계란을 맞았다는 것은 분명 보통 사람에겐 속상한 일이다. 그러나 유머적 반전을 통해 오히려 상황이 갑자기 좋아진다. 선거판의 박수와 기세를 얻고, 당선까지 되니 이렇게 좋을 일이 어디 있는가?
| 먼저 Yes를, 그런 후 But로
이러한 방법을 더욱 간략히 표현하면 Yes & But이 된다. 좀 속상한 일이 있어도, 답답한 자녀, 속 썩이는 후배에게도 일단은 여유 있게 Yes(긍정, 지지) 해주고 나서 But(그러나) 라고 하란 말이다. 생각보다 효과가 크다.
“욕하려면 하세요. 그러나 안 받아요.”
“계란 던져도 좋아요. 그러나 싱거우니 계란도.”
| 되치기 원리는 고도의 설득법
되치기의 원리는 상대의 논리로 상대를 극복하는 것이다. 사람을 설득하는 많은 경우의 수가 있는데 가장 효과가 큰 것이 바로 이러한 상대의 논리로 상대를 물리치는 방법을 쓰는 것이다.
백사 이항복이 어렸을 때다. 어느 날 느닷없이 옆집으로 달려가 주먹으로 안 방 창호지를 뚫어버렸다. 깜짝 놀란 이웃집 대감이 노발대발
“이런 고연 놈 같으니 이게 무슨 짓이야, 어서 주먹을 빼지 못할까?”
그러자 이 항복이 태연히 묻는다.
“이게 누구의 주먹입니까?”
“이 놈아, 네 몸에서 나왔으니 네 주먹 아니냐.”
그러자 이 항복이 다시 묻는데 이 한마디 질문에 대감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우리 집 감나무에서 뻗어나간 가지는 대체 누구의 소유란 말입니까?”
대감의 논리로 대감을 물리친 기지가 돋보인다.
사업을 하고 대인관계를 하다보면 숱한 갈등이 있다. 설득해야할 일도 많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사람은 남의 말을 잘 안 들으려 하고 남의 주장은 배척하는 경향이 있다. 나의 논리로 나의 학식으로 상대를 설득하는 게 어려운 이유다. 3초의 여유를 갖자. 상대의 말을 들어보라. 상대의 주장을 충분히 경청하라. 그리고 상대의 논리로 상대를 설득해보라. 상대가 당신의 주장에 동조할 것이다. 이게 여유와 지혜를 갖춘 유머형 리더의 삶의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