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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EU 눈치 보여, 그리스에 간접 지원안 제시한 러시아


[데일리연합 이주영 기자]자금난을 겪고 있는 그리스가 유럽연합(EU)과 미국의 경제제재로 사면초가에 빠진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의 우려와 달리 경제제재에 균열은 없었다. 대신 러시아는 그리스를 끌어들이기 위한 우회로를 연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리스의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탈퇴를 뜻하는 '그렉시트'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는 유럽이 그리스를 내쫓으려고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탈리아·포르투갈·스페인은 그렉시트가 현실화해도 그 충격을 버텨낼 수 있다면서 유로존 탈퇴 연쇄반응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에 4억5800만유로(약 5조3900억원) 상환을 하루 앞둔 이날 그리스·러시아 정상 회담에서는 예상과 달리 그리스에 대한 러시아의 자금 지원 약속 같은 합의안이 나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대신 간접적인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러시아를 방문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를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터키로 가는 가스관인 '터키 스트림' 계획을 확대해 이 가스관이 그리스를 거쳐 유럽으로 연장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치프라스 총리도 '긍정적'이라고 화답했다. 양국 에너지 전문가들이 만나 세부사항을 논의한다는데 합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가스관 건설이 합의되면 그리스에 투자 용도로 건설비를 먼저 지원할 수 있다면서 그리스의 현금 부족 문제를 완화시켜주고, 일자리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가스관이 그리스를 통과해 유럽으로 들어가면 그리스가 유럽에 사용료를 물릴 수 있기 때문에 이후에도 경제적인 이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또 EU 농산물·식료품 수입금지 조처를 그리스에는 예외로 해달라는 치프라스 총리의 요청은 거절하는 대신 대안을 제시했다. 러시아에 합작 농산물 가공 시설을 짓자는 방안이다. 이렇게 되면 그리스는 EU의 경제제재 틀을 깨지 않고 자국산 농산물 등을 러시아에 수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전했다.

양측이 어떤 이면합의를 했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지만 러시아가 대놓고 EU 전체를 적으로 돌리면서 그리스를 지원하는 건 실익이 별로 없다는 분석이 있어 그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모스크바 신흥국국제연구소(IINES)의 알렉세이 마르티노프는 "그리스뿐만 아니라 헝가리, 체코 등도 러시아 경제제재에 반대하고 있다"면서 "상당수 EU 정치인들 역시 같은 생각이지만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꺼릴 뿐"이라고 말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EU 내분을 유도하고, 이를 이용해 경제제재를 해소한다는 정공법 대신 그리스에 대한 간접적인 지원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한편 이날도 그렉시트는 여전히 화두가 됐다. JP모간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그렉시트에 대비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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