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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1] NH농협은행, 또다시 100억대 횡령 비극... ESG와 내부통제에 심각한 구멍

연이은 대형 금융사고… 농협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 부실 지적
실효성 없이 형식만 남은 ESG… 윤리경영과 내부통제 결함
국정감사서 집중 조명 예상… 금융당국과 국회의 책임 추궁 이어질 듯

 

 

데일리연합 (아이타임즈M ) 곽중희 기자, 김민제기자(영상뉴스) | NH농협은행(은행장 이석용, 이하 농협은행)에서 또다시 100억 원대를 넘어선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금융권과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서울 명동 소재의 농협은행 지점에서 한 직원이 1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횡령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농협은행의 직업 윤리 교육, 거래 감시 체계 등 내부통제 시스템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올해만 4번째, 안타까운 비극이 된 대형 금융사고

 

NH농협은행에서는 올해에만 벌써 네 번째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올해로 보면, 2월 1건, 5월에 2건, 8월에 1건을 공시했으며 예상 손실 규모는 290억원 수준이다. 수백억에 달하는 큰 금액의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금융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농협은행의 금융사고는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농협은행이 발표한 2023년 3/4분기 농협은행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3년에는 1분기 1건(금융질서 문란행위), 2분기 1건(횡령), 3분기 2건(횡령, 사금융알선) 등 총 4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건에서 직원 A씨는 지인의 명의를 도용해 허위 대출을 꾸며 2020년 6월부터 4년여에 걸쳐 117억 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씨는 평소 우수 직원으로 평가받았으며,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감사가 시작되자 A씨는 내부 감사 도중인 지난 21일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현재 감사 절차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내부통제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 지적

 

업계에서는 농협은행의 반복되는 금융사고와 비극은 내부통제 시스템에 있는 심각한 결함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내부통제는 금융기관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로, 직원들의 부정행위를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연이은 사고로 농협은행에서는 이러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금융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4년이라는 오랜 기간 횡령이 이뤄졌음에도 내부에서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관리 감독의 허점을 드러냈다고 지적한다.

 

보통의 대출 업무는 여러 단계의 심사와 승인을 거치며, 내부 감사와 외부 감사 등을 통해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감사 절차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거나 실제로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국장은 "A씨가 4년간이나 범행을 지속했음에도 조직 내에서 이를 의심하거나 조사하는 과정이 없었다면, 이는 내부통제의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조직 문화 자체가 문제를 발견하고 보고하는 데 소극적이거나 감시 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리스크 관리 시스템은 금융기관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특히 대출 과정에서의 허위 서류와 명의 도용 등 부정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거나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았다면 더 큰 문제다. 이는 데이터 분석과 모니터링 시스템의 부족, 그리고 직원 교육과 윤리 의식 강화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금융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안타까운 비극이다. 회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밖에는 볼 수 없는 사안이다. 인간적인 측면에서는 직원에 대한 직업 윤리 교육과 조직 내의 관심, 그리고 시스템에서는 감시를 위한 시스템 내의 안전장치 등 모든 부분에 결함이 있었다고 본다. 시중 은행에서 이런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내부통제에 있어 대대적인 개혁과 혁신이 필요한 측면이다”고 꼬집었다.

 

말 뿐인 ESG보고서... 윤리경영 등 내부통제 원칙-정책 나열에 그쳐

 

농협금융지주(회장 이석준)와 농협은행은 매년 ESG 경영을 강조하며 ESG보고서를 발간, 지속 가능한 금융을 추구하겠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반복되는 대형 금융사고를 봤을 때, 해당 ESG 보고서 등이 단순한 홍보 수단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2022, 2023년에 발간된 농협은행의 ESG 경영 보고서에서는 윤리 경영과 반부패방지 정책 등 내부통제 관련 내용이 약 5페이지에 걸쳐 나온다. 하지만 해당을 살펴보면 대다수 일방적인 원칙과 시행하고 있는 정책을 나열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실질적으로는 내부통제에는 큰 효력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보고서 내에는 대부분 “어떤 교육을 실시했다”거나 “어떤 정책과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내용이지, 과거 발생했던 사고에 대한 실질적 사례 분석과 결과와 앞으로 대책 등에 대해서는 전혀 다루지 않고 있다. 지배구조 부분에서는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체계의 강화를 위한 원칙을 제시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실제 사건과 사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실행 방안도 필요하다. 하지만 농협은행의 보고서에는 관련 내용이 거의 없다. 

 

한 ESG 전문가는 “경영에서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책임성은 ESG측면에서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신뢰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실제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과 평가, 개선 방안이 없이 사고는 줄어들지 않는다. 내부통제 등 지배구조 영역에서 경영진의 뼈를 깎는 개선 노력과 책임 추궁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10월, 국정감사 내 금융사고 집중 조명 예상

 

오는 10월 예정된 국정감사에서도 은행권의 횡령·배임 사건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여야는 이번 국감에서 금융사고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철저히 파악하고, 금융권 전반의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과 ESG 경영의 실질적 이행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은행권 리스크 관리 소홀 문제에 책임이 있는 금융당국도 리스크 관리 점검에 나설 전망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위원장·은행장 간담회‘에서 “은행권이 경각심을 가지고 내부통제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농협은행과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횡령사고에 대해 "본점 차원에서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금융사고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농협은행의 연이은 대형 금융사고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금융지주사 전체의 내부통제 시스템과 부실한 ESG 경영의 실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사건들은 금융기관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며, 금융소비자들의 피해와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을 초래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농협은행은 물론 국내 금융권 전체가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와 실질적인 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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