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사진) 국무총리 후보자의 차남(34)이 소유하고 있는 경기도 성남의 땅이 국회 인사청문회(2월 9~10일)의 변수로 등장했다. 이 후보자가 관여해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 투기 의혹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문제의 땅은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의 두 필지(1-37번지와 1-71번지)로 이 후보자의 장인은 2000년 6월 29일 한 필지(1-37번지)를 매입했다. 1년여 뒤인 2001년 7월 23일 이 후보자의 장모는 장인 땅과 붙어 있는 땅(1-71번지)을 더 샀다.
하지만 장모가 구입한 땅은 이 후보자의 오랜 지인으로 ‘이완구를 사랑하는 모임’에 참석하는 충청향우회 명예회장 강모(67)씨 소유였다. 강씨는 장인과 같은 날 땅을 매입했고, 계약 전에 이 후보자와 함께 땅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 땅(1237㎡, 374평)은 2002년 이 후보자의 부인을 거쳐 2011년 차남에게 다시 증여됐다. 이 땅과 맞닿은 또 다른 땅(72㎡, 22평)은 이 후보자의 처남이 2001년 4월 매입해 계속 보유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성남 땅 의혹에 관한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그러고는 인사청문회 준비단의 보도자료를 통해 “후보자 장인이 외국에서 의사 생활을 하다가 완전 귀국하면서 전원주택에서 살고 싶다며 부지를 알아봐 달라고 후보자에게 부탁했다”고 전했다.
성남 땅의 차익과 관련해 이 후보자는 전날 “세금을 합해 13억원 가까이 들었는데 14년 만에 20억원이 됐다. 이게 투기였는지는 알아서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땅값으로 7억5600만원, 증여세로 5억원을 냈으니 14년간 차익은 7억원 정도라는 해명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후보자가 땅을 구매할 때는 실거래가(7억5600만원)를, 현재 가격을 말할 때는 공시지가(20억1300만원)를 기준으로 삼아 실제 차익은 더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매입 당시(2001년) 공시지가는 3억6700만원이었지만 실거래가(7억5600만원)는 두 배가 넘은 만큼 실거래가도 20억원을 넘을 거란 의견이 일고 있다.
이태현 기자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