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2일 오전 국회에서 총 149명이 투표한 가운데 유승민 의원이 84표를 얻어 이주영 의원(65표)을 이겼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당이 주도하는 당청(黨靑) 관계를 전면에 내세운 유 의원이 '증세 없는 복지'와 같은 박근혜 정부의 기조를 수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친박계와 비박계의 맞대결 구도로 치뤄진 정면승부에서 승리한 만큼 유 의원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과감한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내림세를 거듭하며 국정수행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진 상황(29.0%: 갤럽 27~29일 조사)이다. 그동안은 일각의 반대 속에서도 친박계 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국정을 운영해 왔지만 이젠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모두 비박계가 장악한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청와대 내부도 김기춘 비서실장의 '예고된 퇴진' 속에 크게 동요하고 있다.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처한 상황이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아무래도 비박계가 원내사령탑에 앉게 된 만큼 당청간 위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로서는 정책 방향 전환이나 새누리당의 탈박(脫朴) 현상이 가속화 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비상한 위기의식 속에 지난 23일 전격 발표한 '이완구 총리 카드'가 오히려 독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청와대가 대통령 지지율이 급속도로 빠지니까 너무 급하게 이 카드를 빼들었다. '한 방'으로 상황을 반전시키려는 유혹이 컸던 것인데, 이게 바로 레임덕의 전조다. 청와대의 대처가 안일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