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2024.05.19 (일)

  • 맑음동두천 13.8℃
  • 맑음강릉 23.7℃
  • 맑음서울 16.7℃
  • 맑음인천 16.7℃
  • 맑음수원 14.6℃
  • 맑음청주 18.2℃
  • 맑음대전 15.6℃
  • 맑음대구 15.8℃
  • 맑음전주 16.0℃
  • 맑음울산 14.6℃
  • 맑음광주 16.6℃
  • 맑음부산 16.9℃
  • 구름조금여수 15.7℃
  • 맑음제주 17.2℃
  • 맑음천안 14.2℃
  • 맑음경주시 12.3℃
  • 구름많음거제 13.0℃
기상청 제공
배너

[칼럼] "이벤트는 약이다"






데일리연합 백종인기자] “이벤트는 약이다”


1.  
이벤트의 홍수시대다.

간밤에 마신 주
류회사의 모닝콜 이벤트에 눈을 뜨고 일어나, 출근길엔 커피회사에서 나온 프로모션에 잠시 참여해 간단한 아침을 때운다.


직장에선 점심시간 사원들을 위해 회사에서 마련한 미니콘서트를 보고,퇴근 후엔 아파트입주자회에서 주최하는 바자회에 들러 이것저것 쇼핑을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3대 기본 요소는 ‘의식주衣食住’이다. ‘약()’은 없다. 하지만 만약 ‘약()’이 없다면 사람은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가기 힘들 것이

.


많은 사람들이 이벤트를 하면 좋지만 안 해도 되는…아니, 안 하면 돈 굳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벤트는 어떤 면에서는 ‘광고’의 일부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넓은 영역을 커버하기도 한다.


2014년의 가장 큰 이벤트는 무엇이었나?

이렇게 물었더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사태’라고 한다.

큰일날 소리다. ‘세월호 사태’는 이벤트(event)가 아닌 사고(accident). 절대 ‘이벤트’가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된다.

굳이 따지고 들어가면 누구나 두 가지가 다른 개념인 줄 알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은연중event’와 ‘accident’를 혼동하여 사용하고 있다.

'월호 사태’ 후 전 국가적으로 모든 이벤트를 중단시킨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 생각한다.

이벤트에 대한 인식과 이해의 부족으로 생긴 일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어느 때보다 이벤트가 필요했던 시점에 모든 이벤트를 중단시켰다.

달리 생각하면 이벤트를 ‘잔치’로 생각하는 데서 오는 오류일 수도 있다.

이벤트는 ‘잔치’나 ‘굿’의 개념을 넘어서 아플 때 꼭 먹어야 하는‘약()’인데 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그 당시 모든 이벤트를 중단시킨 조치를 비난할 수만은 없었다.

‘약’은 잘못 먹으면 독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2. 제대로 된 이벤트를 하자

약을 제대로 진단하고 처방 받아 제대로 써야 하듯 이벤트 또한 제대로 된 진단과 처방을 통한 기획과 실행이 필요하다.

필자는 이벤트기획자로 17년간 일해오며 많은 사람들에게 어느 지역 단체장과 친분이 있는데, 좋은 이벤트 있으면 제안해 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아왔다.

좋은 이벤트? 누구에게 좋은 이벤트 말인가? 그 지역의 현안문제가 무엇인지도 지역정서나 상황이 어떤 지도 모르는데 어떤 게 좋은 이벤트인지 내가 어떻

게 알겠는가? 환자를 보지 않고 진단서를 써 달라는 것과 같다.


하지만 그걸 뭐라고 할 수도 틀렸다고도 할 수 없는 것은 우리나라의 이벤트 환경을 보면 그 말이 틀리지 않기 때문이다.

한 지역에서 이른바 히트친 이벤트는 순식간에 다른 지역 여기저기서 비슷하게 만들어 진다.


1,000개가 넘는 우리나라 지역 축제를 가 보면 이름과 테마만 다르지 내용은 별반 다를 게 없는 축제가 태반인 것도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

기업에서 이벤트를 담당하는 직원이나 공공기관의 담당자들과 일을 하다 보면 생각의 패턴이 거의 비슷하다. 무조건 신선한 아이템을 요구한다든지 아니면

물건을 구매하듯 저렴하고 실속 있는 상품을 요구한다. ‘철한 상황 분석을 통한 미래전략의 포석이 되는 이벤트 따윈 그냥 머리만 아픈 얘기일 뿐이다.

벤트를 많이 경험한 담당자 일수록 더욱 그렇다.


우리가 약을 먹을 때 남들은 먹지 않는 신선한 약이나 저렴하고 실속 있는 약을 찾는가?

아니다, 조금 돈이 들더라도 내 증상을 이야기 하고 그에 맞는 약을 처방 받기 원할 것이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예산을 써서 하는 이벤트, 100원을 쓰면

최소한 100원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88올림픽과 93년 대전엑스포라는 대형 이벤트를 통해, 전쟁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선진개도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졌고,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전 세계인들에게 대한민국의 국격을 상승시켰다.


사전에 계산되었든 아니었든 간에 그 이벤트들은 수많은 괄목할 만한 성과물들을 쏟아내 주며 우리 역사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

.

표면적으로 보면 생산적이지 못한 일에 돈 쓰는 ‘잔치’에 지나지 않을 수 있지만, 파고 들어가 보면 사회나 조직에 너무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이

벤트’인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이벤트를 지금처럼 계속해서 그냥 예산에 맞춰 저렴하고 실속 있게, 또는 막연히 신선하게 할 것인가 다시 생각해 볼 문제이다.

아울러 이벤트예산의 수립과정에서도 얼마짜리 약을 먹을 것인가 보다는 어떤 약이 필요하고 효과적 일지를 먼저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더욱 다양하고 창의적인 이벤트가 시도되고 만들어질 것이다.


3.이벤트의 전문화가 필요하다

말 나온 김에 한가지 더 이야기 해 보자.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라는 말이 있다. 나는 광고는 광고인에게, 방송은 방송인에게, 이벤트는 이벤트인에

게 라는 말을 하고 싶다.


나는 국가의 대형 이벤트에서 대부분의 영역을 광고대행사가 또는 방송사가 차지하는 현실이 이벤트전문가의 한사람 으로선 안타깝다. 현실적으로 광고전

문가, 방송전문가는 있지만 이벤트 전문가는 없는..아니 없다고 보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이벤트를 통한 다양한 효과를 놓친 채 ‘광고효과’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자. 예전에 동네 축구할 때 그냥 나이 많은 선배가 스트라이커이

고 축구 못하는 순으로 수비부터 세워나가 제일 못하는 아이를 골키퍼로 세웠다.


동네축구에선 어느 정도 통하는 포지션 전략이었다. 선수 개개인의 스타일이나 자질에 따라 세우는 포지션전략이 아니라 말 그대로 “뒷말 안나오게.. 속 편

하게, 재미있게”가 중요한 동네축구 스타일이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다르다. 나이나 보편적인 축구실력에 따른 포지션배정이 아닌 각 포지션에 특화된 기술을 가진 선수들을 그 자리에 세운다. 호날두가

축구 잘한다고 해서 골키퍼로도 쓰고 수비수로도 쓰고 하지 않는 것과 같다. 또한 선수들은 각자의 포지션에서 다른 선수들과 포지션경쟁을 통해 자신을 더

발전시키고 그로 인해 팀은 더욱 경쟁력을 갖는다.


물론, 우리나라 이벤트산업의 시조가 광고인과 문화예술인이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할 사실이다.

오늘날 쟁쟁한 이벤트 전문가들은 대부분 광고인, 방송인 출신이고, 대학에 이벤트학과가 생기고 전문인들을 배출하기 시작한 것도 아직20년이 채 되지 않

았다.



그렇다고 해서 ‘대형 이벤트=광고대행사 또는 방송사’ 라는 공식이 계속되는 것은 이벤트의 발전을 위해 좋지 않다. 언제까지나 이벤트기획자들이 제대로 된
이벤트를 경험하기 위해 광고사와 방송사에 가서 영업을 해야만 하는 지금의 구조를 지속해 갈 수는 없다.
이벤트기획자들에게 광고와 방송지식은 필수적이

긴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되면 안된다는 것이다.


성형외과가 생기기 전에는 외과에서 성형수술을 했다. 그러나, 단순히 성형수술이 돈이 되서가 아니라 더 복잡해 지고 더 많은 전문성이 필요해짐에 따라 성

형외과는 외과와 구분되게 된 것이다.
 

데일리연합 & 무단재배포 금지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SNS TV

더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