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월간, 한국뉴스신문) 이창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1일 베트남 출장길에 오른다. 22일 예정된 삼성전자 베트남 연구개발(R&D) 센터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한 목적이다.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글로벌 현장경영을 가속화 하는 가운데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회동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재용 회장이 베트남을 찾는 것은 2020년 이후 2년 만이다. 2020년 10월 베트남을 방문해 푹 주석과 만나 "신축 R&D 센터가 삼성그룹의 연구 개발의 거점이 되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출장에서 이 회장이 푹 주석을 만날 경우 세 번째 만남이 된다. 두 사람은 2018년과 2020년 베트남에서 회동을 갖고,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그동안 푹 주석은 이 회장에게 여러 차례 반도체 공장 투자를 요청해왔다. 이 회장이 베트남을 아시아의 핵심 생산 기지로 낙점한 만큼, 이번 출장에서 추가 투자 발표가 나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 베트남 R&D 센터는 이 회장이 심혈을 기울여 온 초대형 프로젝트 중 하나다. 삼성그룹이 해외에 R&D를 목적으로 세우는 첫 건물이다. 2020년 3월부터 하노이 떠이호 신도시 인근에 2억 2,000만 달러(2,835억 원)를 들여 설립했다. 센터는 1만 1,603㎡ 부지, 지하 3층·지상 16층, 연면적 7만 9,511㎡ 규모로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은 R&D 센터에서 근무할 전문 연구인력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기기와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R&D 인력을 포함해 3,000명쯤이 근무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현지 R&D 센터에서 제품 개발 분야뿐 아니라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빅데이터 등 미래 기술 분야에서도 연구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베트남은 젊은 노동자들이 많고, 아시아 하이테크 공급망과 접근성이 좋아, 차기 반도체 강국으로 주목받는 국가 중 하나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이 ‘탈 중국’ 대안으로 베트남에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베트남에서 반도체 조립·테스트 공장을 운영 중인 인텔은 2021년 베트남에 대한 반도체 투자를 50% 정도 늘렸다. 5G 제품 및 10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제조를 위해 4억 7,500만 달러(6,091억 원)를 투입했다. 일본의 반도체 기업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도 베트남에서 수년째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최대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으로 6월 기준 누적 투자액이 200억 달러(26조 원)가 넘는다. 이는 기존에 계획한 투자 금액의 28배를 웃도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