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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록 목사 (한일 장신대학교 신대원장) "나는 약속한 것은 반드시 이룬다!"

이종록 목사 (한일 장신대학교 신대원장․구약학 교수)


                                                                 왼쪽 부터 이종록교수. 문순진 대표. 심의보 교수

 

어른들이 들으면 아직 새파랗게 어린 녀석이 무슨 버르장머리 없는 소리냐 하겠지만, 요즘 나이 드는 것에 새삼 놀란다. 또래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때도, 일부러 그러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화하다 보면 어느샌가 나이 듦을 주제로 삼는 경우가 많다. 나이 듦을 느끼게 하는 것들 가운데 하나는 말한 것을 자주 잊는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나이 드신 분들이 무슨 이야기를 해놓고 나중에 그런 말 한 적이 없다고 하시는 것을 보면서, 분명히 그 말씀을 하셨는데 왜 안하셨다고 딱 잡아떼느냐, 그것은 인격적인 문제라고 (물론 뒤에서) 비난했는데, 요즘엔 그분들이 그러셨던 것을 상당 부분 이해한다. 그래서 약속을 함부로 할 게 아니고, 약속할 때는 꼭 기록 해야겠다고 매번 생각하고 다짐한다.

 

"약속"(約束)은 좋은 것이다. 그런데 약속은 지킬 때 그리고 지키려고 노력할 때 의미를 갖는다. 25년이 가까이 성경을 읽고 가르치면서 절실히 느끼는 것은 성경이 무엇보다 "약속의 책"이라는 사실이다.

 

성경은 주로 하나님이 인간들에게 하시는 약속을 기록한 책이다. 하나님이 하신 수많은 약속들 가운데, 에스겔을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들려주신 약속은 정말 나를 감동케 한다.

 

24. 내가 너희를 여러 나라 가운데에서 인도하여 내고 여러 민족 가운데에서 모아 데리고 고국 땅에 들어가서 25. 맑은 물을 너희에게 뿌려서 너희로 정결하게 하되 곧 너희 모든 더러운 것에서와 모든 우상 숭배에서 너희를 정결하게 할 것이며 26. 또 새 영을 너희 속에 두고 새 마음을 너희에게 주되 너희 육신에서 굳은 마음을 제거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줄 것이며 27. 또 내 영을 너희 속에 두어 너희로 내 율례를 행하게 하리니 너희가 내 규례를 지켜 행할지라 28. 내가 너희 조상들에게 준 땅에서 너희가 거주하면서 내 백성이 되고 나는 너희 하나님이 되리라 (에스겔서 36장)

 

지정학적인 위치 때문에 고대 이스라엘은 주위 강대국들의 흥망성쇠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다. 지리적인 면에서 이집트와 가까웠기 때문에 고대 이스라엘을 비롯한 팔레스타인의 여러 약소 국가들은 이집트와 긴밀한 외교 관계를 맺었다. 그런데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강력한 민족이 등장해서 국가를 이루고 제국주의 정책을 펴면서, 주위 나라들을 강제적으로 복속시키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면서 당시 세계를 뒤흔들어놓으면, 거기에 휘말려 들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고대 이스라엘은 그것을 비켜갈 힘이 없었다. 그래서 아시리아가 등장하면 아시리아가 일으키는 거센 풍랑에 휩쓸리고, 바빌로니아가 등장하면 바빌로니아가 일으키는 거센 바람에 꺼져 드는 형편이었다.

 

북 왕국 이스라엘은 아시리아에 멸망당하고, 남 왕국 유다는 바빌로니아에 멸망 당했다. 이것은 고대 이스라엘의 잘못이라기보다 그들 힘으로는 도무지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런 비극적인 결과가 자신들이 하나님께 죄를 지었기 때문에 일어났다고 기록했다.

 

이것은 매우 위대한 신앙고백이다.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신들이 범한 죄 때문에 국가가 멸망했다고 고백함으로써,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그 어느 때보다 확신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이 언젠가는 그들을 일으켜 세우시고 새로운 이스라엘을 만드실 것을 확신했다. 그런데 이러한 확신은 그들 스스로가 만든 것이 아니다. 그들은 그런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

 

에스겔이 말하듯이, 그들은 무덤 속에 든 시체와 같고, 죽은 지 오래여서 하얗게 된 뼈와 같았다. 그들은 소망이 없었다. 그러니 그들이 새 이스라엘에 대한 확신을 스스로 갖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면 그들이 새 이스라엘 대한 확신과 소망을 갖는 근거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하나님 말씀이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새 이스라엘을 약속하셨기 때문에 그들이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갖는 것이다. 하나님은 바빌로니아에 강제로 끌려간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그 무덤 같은 곳에서 다시 이끌어 내시고 그들에게 새로운 삶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신다.

 

하나님은 그들이 범한 우상숭배로 인해 더러워진 것들을 다 씻어주셔서 그들을 깨끗하게 해주시겠다고 약속하신다. 그리고 새 영과 새 마음을 주시고, 그들이 이제부터는 하나님 율례를 지키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신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되고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백성이 되는 언약관계를 회복하시겠다고 약속하신다. 그리고 29-31절을 보면, 곡식을 풍성하게 주시겠다고 약속하시는데, 이렇게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위해서 은혜를 베푸시면, 이스라엘 사람들이 자신들이 저지른 죄를 기억하고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에스겔을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신 약속이다. 하나님이 하시는 주도적인 사역은 바로 이스라엘에게 약속하신 것들을 지키고 이루는 것이다. 하나님은 약속하시고 그 약속을 반드시 지키신다.

 

우리가 아브라함과 이삭, 야곱, 그리고 요셉을 믿음의 조상들이라고 하는데, 그들이 가졌던 믿음은 바로 하나님을 약속의 하나님으로 고백하는 믿음이었다. 지독하게 제 이익만 챙기는 현실주의적이면서도 평생 손해 보는 삶만 산 야곱마저도 믿음의 조상에 드는데, 그 까닭은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 하나님이 약속을 지키시는 분임을 믿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요셉에게 또 이르되 나는 죽으나 하나님이 너희와 함께 계시사 너희를 인도하여 너희 조상의 땅으로 돌아가게 하시려니와"(창 48장 21절).

야곱은 하나님이 아브라함 때부터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해서 하신 약속을 반드시 지킬것임을 믿었다. 비록 그게 자신의 생전에 일어날 가능성은 전무 했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하나님이 그 약속을 이루실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런 확신은 그의 아들 요셉에게도 나타난다. 요셉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이런 유언을 남겼다. "24 요셉이 그의 형제들에게 이르되 나는 죽을 것이나 하나님이 당신들을 돌보시고 당신들을 이 땅에서 인도하여 내사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신 땅에 이르게 하시리라 하고 25. 요셉이 또 이스라엘 자손에게 맹세시켜 이르기를 하나님이 반드시 당신들을 돌보시리니 당신들은 여기서 내 해골을 메고 올라가겠다 하라 하였더라" (창세기 50장). 요셉도 하나님이 약속을 반드시 지키시는 분임을 확신하고, 그것을 믿으면서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 한 가지를 약속하게 한다.

 

그것은 요셉 자신은 출애굽이 일어나기 훨씬 전에 세상을 떠나기 때문에, 출애굽에 동참하는 영광을 누리지 못하는데, 언젠가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실 때, 그때 요셉 자신의 뼈도 함께 데려가 달라고 부탁한다. 그래서 요셉은 사후에 백골로라도 출애굽 사건에 동참하고, 새 이스라엘 건설에 동참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인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요셉과 한 약속을 기억하고, 나중에 이집트에서 나올 때 요셉의 뼈를 넣은 관을 메고 나왔다.

 

하나님은 인간들에게 많은 것을 약속하시고 그 약속을 이루시기 위해 온갖 정성을 다 기울이신다. 인간을 구원하시겠다는 약속을 이루기 위해 주님을 이 땅에 보내시고, 그로 하여금 십자가에서 죽게 하셨다. 이렇듯 우리 하나님은 약속하신 것을 반드시 지키시고 이루시는 분이다.

 

이제는 우리가 하나님과 한 약속들을 기억하고 지켜야 할 때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하나님께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으면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한 약속은 지키기를 강요해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런 염치없는 행동을 그만두고, 우리가 하나님과 맺은 약속이 무엇인 하나씩 살피면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진지하고 열성적으로 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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