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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나는 48세 올림픽 꿈나무!

나는 48세 올림픽 꿈나무!

말위에 오른 둘째날 의족을 한 채 말위에 올라 불안했던 경험 때문에 그날은 말 위서 의족을 빼고 앉으니 한결 자세가 안정되고 두려움도 많지 않았습니다. 무언가 내게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구나 흥분된 기분으로 이어진 저녁 술자리는 말과 승마에 대한 얘기로 유쾌했습니다. 김갑수 박사님과는 세 번째 자리였지만 아직은 어려운 분이었습니다.

술을 마시던 중 혼자 화장실에 가 있는데 어느새 박사님이 옆에 와 서더니 느닷없이 “김사장, 우리 런던갑시다.”

저는 어리둥절했지만 반사적으로 대답했습니다.

“ 네! 형님이 시키는대로 하겠습니다”

그 순간에는 2012년에 런던 올림픽이 있는지, 장애인올림픽 정식 종목에도 승마라는 게 있는지 우리나라에서도 선수로 참가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질 수는 있는 건지 아무런 지식도 없었지만 저는 일초의 생각도 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하겠다고 했습니다.

김갑수박사님과 승마와의 만남은 마치 운명같았고 저는 아무런 거리낌없이 그 운명을 맞이한 것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제 이름은 김양국입니다. 저는 지천명을 내다보는 나이지만 항상 어린아이처럼 설레임을 느끼게 해주는 승마가 있어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1990년 10월 교통사고로 뇌수술을 받고 하지대퇴부를 절단해 지체장애 3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생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지만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는 긍정적인 사고로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저는 지금 한남동에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고 또 영화제작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제 인생에 새로운 길을 열어준 김갑수 박사와의 만남은 2009년 2월 영화제작설명회장에서 처음 있었습니다.

한 쪽에 의족을 한 제가 말을 탄다는 것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김갑수박사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왜 못타냐며 저를 승마장으로 불러냈습니다.

‘발레보다 안전하다, 외국에는 두 다리 두 팔이 없는 사람들도 말을 탄다’고 하시는 박사님의 말을 듣고 저는 더 이상 주저하지도 못하고 말위에 올랐습니다. 저는 그 순간을 행운의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바쁜 사업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하는 때도 있지만 주 2회 정식으로 재활승마를 시작한지 거의 1년여가 돼 가고 있습니다. 의족을 착용한 채 불안하게 말위에 올랐던 제가 박사님의 조마삭 지도로 구보까지 가능합니다.

 

박사님은 10년 넘게 재활승마를 통해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도 새로운 꿈을 갖게 하고 계십니다. 장애아동들과 재활승마를 같이 하며 느낀 점은 재활승마를 시작함과 거의 동시에 육체적, 정식적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육체적인 효과 중 하나는 체형 교정입니다. 예전 여행사를 하면서 바쁜 일정과 스트레스로 체중이 107kg이었던 때가 있습니다. 골프장 밖에서는 골프이야기를 하고 골프장에서는 사업이야기를 한다기에 사업도 하면서 운동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골프를 시작했습니다. 골프 역시 불편한 다리로는 힘든 운동이었지만 저는 열심히 했고 20kg을 감량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승마를 하면서 단순히 체중 감량 뿐만아니라 자세가 바르게 서고 근육이 만들어지면서 지금 제 몸무게는 70kg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승마 다이어트는 단순히 체중감량이 아닌 바로 체형 교정에 있습니다.

저와 같은 하지절단 장애인은 척추 측만증이 나타나게 되는데 의족에 의해 걸음을 걷다보니 자세가 바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승마를 통해 바른 걸음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예전에는 늘 불안한 자세로 땅을 보며 걸었는데 지금은 앞을 보며 바르게 걸을 수가 있습니다.

과다한 체중과 척추 측만증으로 똑바로 누워 잠을 잘 수 없었던 제가 바로 누워 숙면을 하게 되었고 코골이나 이를 가는 습관도 사라졌습니다. 하지절단 장애인들은 골다공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하는데 승마를 통해 예방도 할 수 있습니다. 승마는 수영에 비해 운동량이 4배가 많습니다.

 

정신적인 효과로는 장애아동들과 재활승마를 통해 저 또한 남에게 배려하지 못했던 자신을 반성하게 된 것입니다. 말에게 먹이를 주고 교감을 하면서 전에 느끼지 못했던 기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말을 타며 웃는 모습을 보는 것도 승마장을 찾는 큰 기쁨입니다. 승마장에서는 모든 일을 혼자 할 수 없습니다. 서로 돕고 감사하며 나누는 기쁨이 엔돌핀을 만들어줍니다. 엔돌핀은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이상적인 묘약입니다.

저와 비슷한 환경에 있는 장애우들을 위해 제가 느낀 행복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게 많지만 제가 올림픽을 꿈을 키워나가고 있는 것도 그런 생각에서입니다.

47살인 저에게도 올림픽꿈나무라는 이름을 갖게 해준 승마. 저는 오늘도 내일 날씨를 확인합니다. 아직 실내 승마장을 갖추지 못한 곳이 많아서 날씨가 나쁘면 말을 탈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늘을 보는 일이 많아진 것도 승마를 해서 좋은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승마를 해서 좋은 이유는 아마도 여기에 몇 페이지를 더 해도 끝을 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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